EBS 한국기행 달콤한 나의 도시 군포편 방송
[군포=글로벌뉴스통신] 회색빛 빌딩 숲 사이로 해가 저물면 문득, 그런 날이 있다. 무얼 위해 이토록 열심히 살고 있을까. 과연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이고, 행복이었을까. 헛헛한 마음 채울 길을 하나. 그래,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수밖에. 컴퓨터를 버리고 흙을 만지는 젊은 농부, 주말마다 교편 대신 톱을 든 선생님. 이들은 왜 시골이 아닌, 도시를 선택했을까 이제, 당신에게 이 도시의 속살을 보여줄 차례다.
1부. 그 여름, 수리산 6월 21일 (월) 밤 9시 30분 경기도 군포의 진산이라 불리는 수리산. 도시 한 가운데를 초록빛으로 지키고 있는 그곳에서 산악인 엄홍길 씨와의 여름 산행이 시작된다.수리산 관모봉까지의 여정에 성불사 청림 스님을 만나 수리산의 유래를 듣고, 슬픈 전설이 묻어난 바위에서 수리산의 기를 받는다. 관모봉 정상에서 만난 인연에 설레는 시간을 나누고 녹음을 한가득 뿜어내는 숲에서 혼자만의 여유를 누려보기도 하는데 그렇게 철 따라 색을 발하는 나무를 온몸으로 끼고 산을 느끼는 엄홍길 씨 젊음의 패기가 느껴지는 수리산이라 말하는데... 그에게 이 산은 어떤 의미로 자리 잡았을까? 6월의 푸르른 수리산 정취를 느끼고, 산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만끽한다.
2부. 여기, 왜 사냐고 묻거든 6월 22일 (화) 밤 9시 30분 경기도 군포, 아파트가 즐비한 신도시에 유일하게 남은 농촌 마을. 그곳 가장 높은 곳에 앉은 집 하나. 하섭, 구영희 씨 부부의 집이다. 계절마다 숲이 옷을 갈아입는 풍경을 만끽하고자 연고지 없는 이곳에 보금자리를 만들었다는 부부. 아무것도 없던 폐가를 하나하나 고쳐 나가는 재미에 땅을 다지고 지붕을 보수해 이제는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예스러운 집을 갖췄다. 요즘은 아내와 쉬기 위한 2층 다락방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는데 서울에서 내려와 이 마을에 살면서 양봉에 도자기 작업을 하면서 농촌 생활에 분주하다 보니 늘 하루가 모자란다고 말하는 부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동네였지만, 이제 부부에게 군포는 제2의 고향이다. 예부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숲을 보존하는 덕고개 마을 김정수, 김연숙 씨 부부 수리산 자락에 둘러싸인 마을 아래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가꾼 드넓게 펼쳐진 마당이 눈길을 이끈다. 그런 남편이 고마워 밭에서 키운 청양고추 순과 직접 담근 장으로 맛있는 요리를 선물한다는 아내 연숙 씨 마당에서 보이는 그림 같은 사계절 풍경을 즐기며 부부의 풍요로운 시간이 유유히 흘러간다.
3부. 녹음 따라 걷다 보면 6월 23일 (수) 밤 9시 30분 경기도 군포 도심 속에서 버스 타고 10분만 가면 청정 농촌, 대야미 마을의 논과 밭이 펼쳐진다. 미국인 맥사라가 찾은 정겨운 마을에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기계가 아닌 옛 방식의 손 모내기만 고수한다는 정용수 씨와 농지 보존을 위해 아버지를 따라 농부의 길로 들어섰다는 아들 정하혁 씨 그렇게 직접 일군 땅에서 하루를 보내기 바빠 소박하게 들 밥으로 챙기는 점심. 텃밭에서 갓 따온 채소들로 부친 전과 막걸리까지 거기에 멋들어지는 풍물로 흥을 더한다. 한국 생활 7년 차 맥사라도 처음 보는 광경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동래정씨 동래군파 종택을 찾았다. 오랜 세월 쌓여온 유서 깊은 이야기에 이런 곳에 살고 싶다고 말하는 맥사라. 이곳 종택과 논, 밭을 국가에 기증한 정준수, 박국현 씨 부부에게는 비우는 것이 행복하다는 종갓집 삶의 철학이 담겨있다. 돈보다는 역사적 가치를 보전한다는 데 뜻을 모은 그들의 평온의 공간에는 부부가 지키고자 하는 꿈이 펼쳐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