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GNA)박상인의 숲과 문화산책 "설악동 봄날"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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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GNA)박상인의 숲과 문화산책 "설악동 봄날" 이야기-1
  • 김진홍 논설위원
  • 승인 2021.04.13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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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 설악산 입구에서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 설악산 입구에서

[서울=글로벌뉴스통신] 내가 교단을 물러나고 궁궐 해설봉사 한답시고 한양 공부에 한창 신나고 있을 때 조선왕조 최후의 도화서 화원 이던 안중식(安中植)이란 화가가 그린 버젓한 그림 한 폭을 만났던 적있다. 세로로 세운 전지에 정삼각형 가까운 백악(북악)산이 상단부 를 자리 잡고 그 아래 중간 위치에 광화문 삼문과 상록수 사이로 얼핏 보이는 경복궁 전각, 그리고 하단 육조거리, 지금의 이순신. 세종대왕께서 정좌하시고 있는 광화문 거리가 반듯이 그어져 있고, 양 길가에는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 이름하여 “백악춘효(白岳春曉)”-- 풀이하자면 “북악산의 봄 아침나절” 이란 그림이다.

코로나에다 잔병치례 등으로 오랜 시간 집콕하고 있는 우리 내외 사정을 잘 아는 고등학교 동창 하나가 보기가 딱해선지 그가 연유하고 있는 속초 설악산에 와서 콧바람도 쫌 쏘이고 가슴의 먼지도 털라고 몇 번 권유 받았지만 우선 가기가 겁이 나고 미안해서 사양 했지만 햇볕 좋은 며칠이 이어지자 또 다시 무조건 그리로 오라한다. 고마운 배려를 더는 나 몰라라 할 수 없어 엉겁결에 간다 해놓고. 지난 3월 주중 오래된 노마, 내 자동차를 거금 들여 점검, 내비게이션에 찍어보니 속초 설악산 콘도마을까지는 무려 2시간 좀 걸린다고 나왔다.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 잔설이덮힌 설악산 모습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 잔설이덮힌 설악산 모습

서울 – 양양간 고속도로를 타면...누가 빵빵거리거나 말거나 맨 갓길로 거북운전 세 시간 반 결려 미시령 그 긴 터널을 통과하니 목적지가 나왔다. 마중나온 친구 내외와 합류하여 미시령 아랫마을 이름도 예쁜 <콩꽃마을>에서 순두부로 요기한 뒤 내일 속초 시내에서 만나기로 하고 노독을 풀었다. 숙소 주위가 너무 적막해서 좋기도 하고 으스스 하기도 했지만 간만의 여행이라 골아 떨어졌다. 다음날 이른 아침 산책삼아 밖으로 나오니 어라 저 웅장하고 신묘한 울산 바위가 눈앞에 건너다 보인다. 뿐만 아니라 권금성, 장군봉등 등 연봉이 응달에 힛끗 힛끗, 얼룩소 등짝 같은 잔설을 품은체 예전처럼 거창히 보인다. 그리고 가슴 뛰게 한다. 

(사진: 글로뉴스통신DB) 춘설의 복수초
(사진: 글로뉴스통신DB) 춘설의 복수초

실로 얼마만 이던가. 노랫말 처럼 저 산들이 나를 반갑다고 어서 오라한다. 우선 들째 날은 친구와 약속했던 속초 해수욕장 근처 친구 집으로 갔다. 옥색 물빛이 예전처럼 아름답고 잔잔 하드라. 이름난 해물 뚝빼기집에서 늦은 점심을 하고나니 낮이라도 눈이 감긴다. 양해를 구하고 쉬기 기위해 숙소을 향하는 데 아내 왈, 속초 민속시장에 꼭 가보고 싶다 해서 물어물어 갔다.

역시 코로나 때문인가 전에 그렇게 벅쩍이던 시장 통이 한산하다. 시장은 그저 시끄럽고 북쇠통이 되어야 맛이나는데 민초들의 삶이 괜히 걱정이다. 몇 가지 장보기 해서 숙소에 와서 쉬고 내일은 저 추억어린 설악동으로 가서 한창 때 처럼 울산바위 장군봉 금강굴 귀면암 까지는 못가드라도 케이불카라도 타고 좀더 높이 올라 설악산 단풍구경이 아니라 잔설춘효라도 보기로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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