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내가 사는 집'이다- 박정희해남 시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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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내가 사는 집'이다- 박정희해남 시감상
  • 송영기 기자
  • 승인 2021.08.22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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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글로벌뉴스통신]

 

(시인 박정희해남의 시를 읽으면,그의 제1시집 '그리운 소낙비'를 평설한 성촌 정공채의 평설 처럼 '아름다운 서정의 귀향'에 가 있는듯하다. 마치 우리가 어릴 때 무심히 바라 보았던 길가의 강아지 풀이 떠올려 주는 아련하고 풋풋한 추억의 한 장면 같이 ---)
(시인 박정희해남의 시를 읽으면,그의 제1시집 '그리운 소낙비'를 평설한 성촌 정공채의 평설 처럼 '아름다운 서정의 귀향'에 가 있는듯하다. 마치 우리가 어릴 때 무심히 바라 보았던 길가의 강아지 풀이 떠올려 주는 아련하고 풋풋한 추억의 한 장면 같이 ---)

 

'문학은 내가 사는 집'이다 - 박정희해남 시감상

 

'문학은 내가 사는 집'이다

                 박정희 해남

 

나의 빈방을 흔들고간 

시의 몸짓

 

가끔은 생각한다

가을이 익어가는 모습도

삶의 이야기도

 

푸르름 앞에서

고개숙인

일상을 돌이보는 오늘도

 

시는 내 마음의 노래다

꽃병에 꽃이 없어도 

꽃이 피어나고

 

식탁에 고기 반찬이 없어도

간장 종지가 놓여 있다

 

내 뜨락의 나무들은 꽃이 핀다

앞산 자락 글밭뙈기에 눈이 오면

목화 꽃송이를 피우고

겨울비라도 내리면 

얼음꽃을 피운다

 

'문학은 내가 사는 집'이다

사랑 이슬을 담는 은쟁반이고

나를 얼려주는 오방색 노끈이다

난 더불어 그 실꾸리 속에 숨어산다

 

지금도 시위를 떠나버린 화살

점과 선의 말없음의 시간을 쓰고 있다

오늘도 한모금의 시를 받아 마신다

 

(해남 출신인 시인 '박정희 해남'은 필명이고, 본명은 박정희 朴貞姬이다)
(해남 출신인 시인 '박정희 해남'은 필명이고, 본명은 박정희 朴貞姬이다)

 

금년 2021년 5월에 도서출판 천산에서 펴낸 제2시집 '섬속의 섬 한권 엮었다>를 내면서 첫 페이지에 실은 시인의 말이 '문학은 내가 사는 집이다'에 공감했다.

 

전남 해남 출생 (1960)인 시인은 이름이 특이하여 항상 시를 발표할 때는 '박정희 해남'으로 표기한다. 아니면 인터넷 검색어에 다른 유명한 어르신과 함께 뜰 수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한문으로는 전혀 다른 느낌의 아름다운 느낌 <朴貞姬>이다.

하여간, 고향이 海南이니까 이름뒤에 '해남' 을 넣어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1999년 제33회 자유문학 신인상 시부에 당선한 이래 현재는 한국현대시인협회와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강북문인협회 수석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0년 첫시집 '그리운, 소낙비'를 냇고,이번에 제2시집 '섬속의 섬 한권 엮었다'를 펴냇다.

그리고 제10회 자유문학상(自有文學賞)등을 받았고, 코로니-19 팬데믹으로 전세게가 혼란스러운 올해 2021년 7월 22일 한국문인협회(이사장 이광복)으로부터 제18회 한국문협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옛 선비 "범옹 신숙주가 '시는 소리있는 그림이고,그림은 소리없는 시 (詩爲有聲畵 畵爲無聲詩)'라고 했다는데, 이는 동서양 시론의 '物我一體'의 융합이다' 라고 시집평설에서 한 신세훈(申世薰) 시인의 언급처럼,박정희해남의 시 몇편을 시집 1.2에서 가려 읽어 봅니다...

 

(2021년 7월 한국문인협회로 부터 '한국문협 작가상'을 받은 박정희해남 시인이 이광복 이사장과 함께)
(2021년 7월 한국문인협회로 부터 '한국문협 작가상'을 받은 박정희해남 시인이 이광복 이사장과 함께)

 

             시골법정

                    박정희 해남

 

몇 시간 배를 타고온 섬 노인네들

시끌법적 야단 법석 재판이 시작된다

 

피고 : 판사님 너무너무 억울합니데이

        진실을 밝혀 주시랑께요

 

판사 : 원고께서는 하실 말씀이나 증거 없으세요 ?

 

원고 : 아니, 증거는 무슨 놈의 증거가 필요하다요

         하늘도 알고 땅도 다 아는디 ...

         우리 판사님이 잘 모르는 구만요 ?

         잘 모르는 갑네요, 잉 -잉-잉 ...

 

쪽빛바다와 하늘,저 멀리

뱃고동 울리고 배가 들어오면

그물을 수선하는 김씨가 

마늘농사 짓는 노씨에게

3백만원을 갚지 않아 생긴 시골법정 재판

난 재판이라는 창을 통해 저잣거리의

풍경을 읽고

섬, 사람들의 속내를 들여다 본다

 

아, 언제쯤 그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한국문협작가상 상패)
(한국문협작가상 상패)

 

           남평역

               박정희 해남

 

늦가을,경전선을 탄 여인

낙조가 널부러진 갈대밭 흔들림을 보다가

인적드문 간이역에 내린다

 

첫사랑 기다리던 남평역

불혹의 나를 덥석 아는다

 

꽃향기에 취한 벌

꽃사이 오가며

꿀 따모으기에 잉잉대고

 

그 소년 !

내 귀가에 들려오는

맥박수

조요히 살아간다

클로버 꽃잎따 꽃시계 차고

질경이풀로 신발 만들어 신고

연분홍 손가락 걸었던

그 꽃봉오리가 봉긋봉긋하다

 

* 남평역 : 전라도 나주옆에 있는 간이역

 

(늦가을, 경전선을 탄 여인, 낙조가 널부러진 갈대밭 흔들림을 보다가 인적드문 간이역에 내린다. 첫사랑 기다리던 남평역이 불혹의 나를 덥석 안는다 - 남평역은 전라도 나주옆에 있는 간이역이다)
(늦가을, 경전선을 탄 여인, 낙조가 널부러진 갈대밭 흔들림을 보다가 인적드문 간이역에 내린다. 첫사랑 기다리던 남평역이 불혹의 나를 덥석 안는다 - 남평역은 전라도 나주옆에 있는 간이역이다)

 

 

    감꽃 목걸이

          박정희 해남

 

탑동리 외가댁 장독옆

홀로 깨어있는 감나무 한그루

5월 눈물 뚝뚝 새벽별 이고

감나무 아래 물동이 이고 간다

 

별을 닮은 감꽃

나이만큼 실로 꿰어

감꽃 목걸이 걸어주던 사내아이

우물가 노을속 그녀앞에서

떫기만 한 불혹의 노란 감꽃을

뱃구레가 두둑하도록 집어 넣는다

 

까치가  물어다 준 편지 한장

검정 고무신 속으로 날아든다

타던 노을이 서산에 걸려 있다 !

 

 

(박정희해남 시인의 첫시집 ' 그리운,소낙비'와 제2시집 '섬속의 섬 한권 엮었다'의 天山詩選 책표지)
(박정희해남 시인의 첫시집 ' 그리운,소낙비'와 제2시집 '섬속의 섬 한권 엮었다'의 天山詩選 책표지)

 

          가을엔

                 박정희 해남

 

가을향기 맴도는 그런 사람 그립다

맑은하늘빛 노래가 녹아든 그런 사람

오래도록 함께하고싶은 사람

가을엔 그런 사람이 그립다

은빛 억새로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

황금들녘을 가슴 가득 담고있는 사람이 그립다.

 

 

 

빈바다 뱃놀이

       박정희 해남

 

하늘도 빈바다

바람도 빈바다

 

산이 풍덩 !

하늘이 풍덩 !

 

모래도 맨몸으로 누워있다

다 찿아봐도 그대는 한 번도 못 봤다

 

저 건너 한평생 아득한 수평선 위에

그대는 아직도 살아 있을까

 

사랑으로 취헤 배띄워 보내련다

눈부신 햇살이 혼자 뱃놀이 중이다

 

 

 

  목탁소리

    ---- 산사에서

       박정희 해남

 

까마귀 구름에 안겨

휘감아 돌고있는 

산사의 가을밤

 

소슬바람에

마음문이

스르르 열린다

 

몇 사나흘

시선 끝에

향이 오르는

실파람 잦아드는

여승의 목탁소리

 

움트는 불심으로

죄업을 사르고자

개울물에 번뇌를 헹구워 본다

 

달빛에 죄업을 말리면

좌불안석 촛불위로

하얀 그름달이 뜬다

 

(시조시인 都雲 도운 송영기 기자에게 서명해서 증정한 박정희해남의 시집 '그리운,소낙비')
(시조시인 都雲 도운 송영기 기자에게 서명해서 증정한 박정희해남의 시집 '그리운,소낙비')

 

(사진촬영 : 글로벌뉴스통신,송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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