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올해 1월에 부여받은 의무고발요청권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무고발요청권은 작년 7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개정으로 공정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이 폐지됨에 따라 조달청, 중기청, 감사원에게 부여되었으며, 조달청이 입찰담합 업체들에 대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는 이를 즉시 이행하는 제도이다.
강석훈의원(새누리당, 서울 서초乙)이 조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월 17일 법 시행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조달청에 총 16건의 입찰담합 조사결과를 통보했다. 이 중 5건은 공정위가 이미 고발한 건이며, 고발불가 1건, 공소시효 임박(만료) 건이 5건이었다. 나머지 5건은 조달청이 검토 중인 사건이다.
공정위는 조달청으로부터 60일 이내에 회신이 없으면 고발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사건을 종결처리하고 있으나, 조달청은 공정위와의 협약이 강제사항이 아니므로 60일이 지나도 계속 검토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60일을 초과해 검토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공정위와 따로 협의한 내역은 없다고 해 고발요청 시행기관인 공정위원회와의 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조달청은 공정위, 중기청과 2013년 12월에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공정위의 통보 후 60일 이내에 고발요청여부를 결정해 공정위에 회신해야 하지만 조달청이 검토 중인 5건을 살펴보니, 1건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으나 조달청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4건은 공정위 통보일자로부터 60일이 지난 건들이었다.
(조달청이 60일 경과 후에도 계속 검토하고 있는 사건 현황) (자료:조달청)
구분 | 관련업체 | 공정거래법 위반 사유 | 공정위가 통보한 일자 | 공정위 처분내역 |
원자력 기자재 구매 | 강진중공업 등 4개 업체 | 입찰담합 | 2014.4.10 | 시정명령+과징금 +1개 업체 고발 |
인조잔디 계약 입찰 | 강남화성 등 28개 업체 | 입찰담합 | 2014.6.16 | 시정명령+과징금 +5개 업체 고발 |
폐수처리장 사업 | 한솔이엠이 등 1개 업체 | 입찰담합 | 2014.6.18 | 시정명령+과징금 |
고속철도 턴키공사 | 경남기업 등 28개 업체 | 입찰담합 | 2014.7.28 | 시정명령+과징금 +2개 업체 고발 |
수질복원센터 시설공사 | 태영건설 등 2개업체 | 입찰담합 | 2014.8.6. (2014.9.29. 공소시효 만료) | 시정명령+과징금 +고발(리니언시적용) |
강석훈 의원은 “국회가 경제민주화 시책의 일환으로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후 조달청 등에 의무고발요청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조달청은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이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정경쟁과 경제민주화를 위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