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에 올라'외 2편 시조 감상 - 한용운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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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에 올라'외 2편 시조 감상 - 한용운 문학상 수상
  • 송영기 기자
  • 승인 2022.11.02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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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9일 토요일 오후 서울 중랑문화원 4층 소공연장에서 제2회 한용운 문학상 시상식- 계관, 중견, 신인, 공적상을  각각 수여 하였다.  사진 왼쪽 4번째부터 비영리법인 샘문학 이정록 이사장, 천등문학회 회장 이진호, 한용운 문학상 중견부문 우수상을 받은 시조시인 도운 송영기 都雲 宋永起)
(2022년 10월 29일 토요일 오후 서울 중랑문화원 4층 소공연장에서 제2회 한용운 문학상 시상식- 계관, 중견, 신인, 공적상을 각각 수여 하였다. 사진 왼쪽 4번째부터 비영리법인 샘문학 이정록 이사장, 천등문학회 회장 이진호, 한용운 문학상 중견부문 우수상을 받은 시조시인 도운 송영기 都雲 宋永起)

[서울=글로벌뉴스통신]

「북악산에 올라」 외 2편 시조 감상 - 한용운 문학상 중견부문 우수상 작품

 

(삼각산에서 힘차게 내려온 산맥이 경복궁 신무문 너머 옛 청와대 뒤에서 서울의 주산 主山으로 우뚝하니, 북악산은 마치 큰 황소의 뭉툭한 뿔처럼 힘차게 보인다)
(삼각산에서 힘차게 내려온 산맥이 경복궁 신무문 너머 옛 청와대 뒤에서 서울의 주산 主山으로 우뚝하니, 북악산은 마치 큰 황소의 뭉툭한 뿔처럼 힘차게 보인다)

 

           북악산에 올라

                         송 영 기

 

백악의 마루 올라 사방 경치 보렷더니

우거진 나무 사이 목멱 남산 겨우 봤고

인왕산 흰 호랑이는 지척 아래 엎드렸네

 

멀리서 차소리는 허공에서 웅웅대고

숙정문 북쪽 문루 푸른숲에 잠겼는 데

간간이 부는 서풍에 이마의 땀 식히네

 

평생을 오며가며 북악 즐겨 보았지만

정상에 와서 보니 북악은 안 보이고

명산에 좋이 올라서 비분강개 할소냐

 

저 아래 아웅다웅 다툼소리 벗어 나서

왕궁을 빼 놓고는 모든 경계 변한 서울

혼령도 옛 살던 집을 찾아갈 수 없겠네

 

(註) * 北岳山 / 白岳山 :  해발 342 M

 

(금년 화창한 봄날 개방된 청와대와 근경 近景의 북악산이 신록에 눈부시다)
(금년 화창한 봄날 개방된 청와대와 근경 近景의 북악산이 신록에 눈부시다)

 

         홍천강변 민박

                        송 영 기

  

팔봉산 낮다마는 멀리서도 눈에 띄고

홍천강 소리 없이 흘러 내려 가는 강가

비온 뒤 갠 푸른산에 운무 피어 오르네

 

질경이 무성한 길 머위 비름 곰취 뜯고

벌레가 먹었지만 연지 찍은 저 복숭아

하나를 따 베 먹으니 고향생각 나누나

 

깊은산 인적 없어 나물 캐러 숲에 들다

계곡물 맑은 곳의 바위에 옷을 널고

흐르는 물 바라보며 지친 등목 하누나

 

(금년 임인년 여름은 무척 덥기도 했지만 비도 갑자기 많이 내렸다. 강원도 홍천 인적없는 산간에 달린 붉게 잘 익은 복숭아가 눈길을 끌었다)
(금년 임인년 여름은 무척 덥기도 했지만 비도 갑자기 많이 내렸다. 강원도 홍천 인적없는 산간에 달린 붉게 잘 익은 복숭아가 눈길을 끌었다)

 

(간밤에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날이 개이자 강가 먼 산에 운무가 피어 올랐다)
(간밤에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날이 개이자 강가 먼 산에 운무가 피어 올랐다)

 

         태어난 시(卯時)*

                            송 영 기  

 

감나무 연록 잎새 엽전 크기 자란 새봄

새벽에 일어나서 창문 열고 동녘 보니

여명의 하늘 밝히며 붉은 태양 떠 오르네

 

해마다 이맘때면 언제나 생각나는

어릴 때 내게 해준 엄마의 그 한마디 

"산(産)갈라 놓고 밖을 보니 아침해가 솟았더라"

 

그 당시 나 태어난 시간이란 언급인데

시계가 없었건만 얼마나 정확한지

눈감고 해를 향해서 엄마의 말 생각하네

 

조신한 마음 들어 기원한 뒤 눈을 뜨면

어느새 높이 올라 밝은 햇살 눈 부신데

날 낳은 엄마는 가고 나 혼자만 여기 섯네

 

* (註) *묘시(卯時) - 상오 5시부터 7시까지

 

(봄날 이른 새벽 동녁에 붉은 해는 솟고, 길에 다니는 사람은 없어 동네는 아직 조용하다)
(봄날 이른 새벽 동녁에 붉은 해는 솟고, 길에 다니는 사람은 없어 동네는 아직 조용하다)

 

(눈깜짝 할 사이에 아침에 돋는 해는 둥두렷이 떠 올라 감나무 사이로 장관이다)
(눈깜짝 할 사이에 아침에 돋는 해는 둥두렷이 떠 올라 감나무 사이로 장관이다)

 

(송영기 시인 우수상 심사평)

 

         자연을 관조하고 교감하는 시

             지은경 (시인,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한용운문학상 우수상에 송영기 시조 시인의 시 「홍천강변 민박」,

「태어난 시時」, 「북악산에 올라」 등 3편을 우수상 수상작으로 선

정한다.

 예술가들의 작품을 조사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첫 번째로 자연을

소재로 교감하는 작품이 제일 많았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왔다. 자연과 인간은 떼어낼래야 떼어낼 수 없는 불가분의 관

계이다. 시도 단연 자연을 소재로 한 시들이 많다. 시조의 제목과

주제는 좋은 시조를 결정하는 중요한 단서가 됨을 유념해야 한다.

 연시조는 자연 자체를 즐기려는 태도에서 담고자 하는 것에서 시

작됐다.연시조는 평시조한 수로 담기 어려운 긴 호흡의 내용을 담기

위해 선택한 갈래로 본다.

 시 「홍천강변 민박」은 화자가 홍천강변에서 민박을 하며 팔봉산에

올라 자연을 섬세하게 관찰하며 시로 형상화하는 이미지즘의 시이다.

이미지즘은 회화적 기법으로 시각적 묘사를 강조한 것으로 현대시조

에서도 적용된다.

 시 「태어 난 시時」는 화자의 태어난 시時를 한 수에 설명하기엔 부족

하여 연시조로 구성하고 있다. 한국전쟁 발발 후 시계가 귀했던 그 시절

자연이 시계였다. 감나무 새잎이 돋던 봄, 아침해가 솟을 무렵에 화자는

태어났다. 해마다 감잎이 돋는 시기가 되면 어머니 생각에 숙연해진다.

 시 「북악산에 올라」는 북악산에 올라 산 아래 서울 전경을 내려다보는

감회를 연시조로 술회하고 있으며 자연과 교감하는 시이다. 이 시는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하는 야은 길재의 시를 떠올리게 한

다. 자연은 변함이 없는 데 인간 세상사는 변화무쌍하다. 웅웅 대는 차 소리,

다투는 소리, 명산이 좋아 올랐지만 화자는 비분강개한다.

 시조는 반드시 운율에 맞춰 쓰므로 낭독의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송영기 시조시인은 우리의 전통 시조를 잘 이어가고 있어 이도 애국의 한부분으로 보고 싶으며, 심사위원들은 우수상으로 선정한다.

 

(상장과 상패를 받고 기념 촬영, 도운 都雲 송영기 시조시인)
(상장과 상패를 받고 기념 촬영, 도운 都雲 송영기 시조시인)

 

                 시조부문 우수상 당선 소감문

                                          송 영 기

 

금년은 봄 여름 가을이 더 빨이 오고 가는 듯하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는데,감나무 잎은 아직 무성하고 추석 때만 해도 푸르던 감이 익어 주렁주렁 달려 풍성하여 우리집 앞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감이 많아 아름답다고 한다.

임인년 한해를 힘들게 했던 코로나 팬데믹도 이제 소강상태이고 세상일도 어느 정도 안심하게 되어 걱정을 들어 다행이다.

그런 가운 데 바쁘고 열심히 사람 만나 술도 마시고 여러 곳으로 어울려 문학기행도 하며 글도 많이 써면서 보낸 보람있는 해였다. 

금년이 저무는 이 늦가을에 은근히 기다리던 또 다른 소식을 이번에는 늦은 밤에 카톡을 열고 알았다.

그냥 지나가는구나 하면서도 한편 꿈과 일진이 좋아 뭘까

하는 믿음도 있었는데, 응모한 "시조부문작품 <북악산에 올라>외 2편이 선정되어 한용운문학상 <우수상>에 당선되었음을 공식통보 드린다"는 문자를 10월20일 밤 12시 넘어 접수하고 안도하였다. 행운이다. 이리하여 2022년은 좋은 일,좋은해로 잘 마무리하게 되어서 무엇보다 기쁘다. 곧 눈 내리는 겨울이 오고 또 꽃 피는 봄이 다시 올것이다.

고려시대 문인 정지상의 시에서와 같이 :

" 절에 경치는 소리 그치고 하늘은 유리알 처럼 맑다.

그대 집에 술 익거던 부디 날 부르소서.

내 집에 꽃 피거던 나 또한 청하오리.

그래서 우리의 백년 세월 술과 꽃 사이에서 "  사는 것이다.

 

(사진촬영 : 글로벌뉴스통신, 송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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