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GNA) 박상인작가의 마음 울리는 노랫말 두꼭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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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GNA) 박상인작가의 마음 울리는 노랫말 두꼭지 이야기
  • 김진홍 논설위원장
  • 승인 2023.01.26 16: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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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글로벌GNA) 하이얀 눈덮힌 백두대간 모습
(사진 : 글로벌GNA) 하이얀 눈덮힌 백두대간 모습

[서울=글로벌뉴스통신]서러운 일 많은 설날이 지나자 강추위가 이어지더니 드디어 간밤에 눈이 왔다. 길 잃은 고아처럼 지금도 내리고 있다. 소동파란 중국 옛 시인이 읊은바 있다는 “시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속에 시가 있다(詩中有畵 畵中有詩”는 말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이렇게 눈 내리는 날 노래가 흥얼거려지는 것은 자연스런 일...계절에 따라 입는 옷. 먹는 음식이 따로 있겠지만 계절에 따라 좋아하는 각자의 노래, 즐거워 부르고 흥얼거리는 노래가 따로 있는 것도 현상이다. 예를 들자만 봄날에는 <봄날은 간다. 여름에는 <만리포 사랑> 가을에는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등등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소위 애창곡이 각양각색이지만 있다. 

나는 이맘 때 내 정제되지 못한 목소리 거친 곡조로, 눈이 오는 날 부르는 노래 몇 곡이 있으니 그중 하나가 백년설이 부른 <고향설>,이 노래는 오래전 내가 논산훈련소 입소 빡빡머리로 훈련병 오락회(이때는 모두 싫은 걸 강제로 시킨다고 오량케라 했지) 시간에 막사 창너머로 목화송이 같은 눈발나리는 날 충청도 서산에서 온 훈병 이름도 안 잊어지는 윤00라는 친구가 멋 드러지게 서글프게 불러 재키는 바람에 그만 나의 애창곡이 되었었지. 그리고 이런 날엔 또 있지, 한명숙. 최양숙, 패티킴이 부른 <눈이 내리는 데>도 흥얼거리면 가슴이~~.

그런데 장년 이후에 내가 소위 18번으로 치는 노래는 당신들도 들어 봤을 이수인 곡. 김재호 작곡. 가곡 <고향의 노래>이다. 노래 부른 이들은 박인수. 엄정행 등등 우리나라 한다는 성악가의 여러버젼이 있지만 나는 그 중에 바리톤 최현수가 부른<고향의 노래>를 제일 좋아한다.

국화꽃 저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뭇 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아 이제는 한적한 빈들에서 보라
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달 가고 해 가면 별은 멀어도
산골짝 깊은 곳 초가 마을에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 잔치 흥겨우리
아 이제는 손 모아 눈을 감으라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사진 : 화려한 봄날 유채꽃 모습)
(사진 : 화려한 봄날 유채꽃 모습)

나는 1 절보다 2 절을 더 좋아한다.“고향집 씨리울엔 함박눈이..” 할 땐 속눈썹이 젖는다.이수인 선생은 이 노래 말고도 <둥글게 둥글게> <앞으로> 등등 많은 주옥같은 곡을 남기고 2021년 8월 타계 하셨다는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나의 최애곡 <고향의 노래>와 함께 이 철에 즐겨 흥얼거리는 노래가 또 하나가 있는데 그 노랜 가객 최백호가 불렀다. 최백호 하면 젊은 층은 <영일만 친구> <내 마음 갈곳을 잃어> 로맨틱한 장년들의 애창곡 <낭만에 대하여> 등등 대히트곡이 있으나 나는 좀 덜 알려진 그가 부른 <겨울이 간다>를 좋아한다.

겨울이 간다, 방황하던 날들 모두 짊어지고
겨울이 간다. 언덕을  넘어 사라져간다.
길을 잃은 철새도 깃을 찾아 떠나가고
얼어붙은 노을 속에 나만 혼자  탑처럼 섰는데
겨울이 간다. 늙은 유령처럼 희미해져 간다.
겨울이 간다. 가슴의 상처를 핥으며 간다.
바람 멎은 들판에 야윈 허수아비 
풀어 헤친 가슴으로 지쳐버린 두 팔을 내렸는데
겨울이 간다, 늙은 유령처럼 희미해저 간다.
겨울이 간다, 가슴의 상처를 핥으며 간다.

최백호 그는 가수이기 전에 정녕 시인이다. 이 노래 듣자면, 혹은 흥얼거리자면 가슴이 무겁다. 노을 속 외로운 탑처럼. 또는 바람 멎은 들판 야윈 허수아비 두팔 내리고 유령처럼 서있는 자신은 보게 되어서 서글프지만 그게 현실이다. 어서 소생의…. 약동의 봄이 늙은 등걸 잔가지에 꽃봉오리 영그는 봄날이 왔으면 한다. 겨울이여 어서가고 봄이여 오라 어서 어서…. 고향집 울타리 위에도 우리들 가슴에도 눈이 오고 겨울이 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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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설 2023-01-28 10:42:39
선생님의 노래 말 두 꼭지를 보면서 우리말이 이토록 고상하고 아름다운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선생님의 건강이 극도로 위험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저의 일상을 낙서하듯 적은 일흔의 핀 꽃을 모두 읽으셨다는 것에 감사드리며 선생님의 글과 말씀을 잠시 접하면서 한없이 부족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선생님 부디 건강하시고 빨리 회복하시길 효당이 두 손 모아 심축 드립니다. 노병은 살아 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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