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예술가의 생각을 무대로 들여다보다 ‘두산아트랩 공연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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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의 생각을 무대로 들여다보다 ‘두산아트랩 공연 2023’
  • 고재영 기자
  • 승인 2023.02.0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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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동시대 젊은 예술가의 생각을 무대로 들여다보다 ‘두산아트랩 공연 2023’
(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동시대 젊은 예술가의 생각을 무대로 들여다보다 ‘두산아트랩 공연 2023’

[서울=글로벌뉴스통신]두산아트센터는 공연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 ‘두산아트랩 공연 2023’을 지난 2월2일부터 오는 3월 25일까지 진행한다. 작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젊은 예술가 8팀이 자신만의 실험을 선보인다.

올해 ‘두산아트랩 공연 2023’ 창작자는 ▲손청강(연출가)×이은지(배우)×김도영(극작가), ▲서의석(연출가)x이소연(극작가), ▲이성직(연출가), ▲손은지(연출가), ▲창작집단 여기에 있다, ▲이세희(극작가), ▲전웅(연출가), ▲최호영(연출가)으로 차례로 관객들과 만난다.

‘나’로부터 출발하는 이야기

<아파야 낫는다 건강백세!>, <페이스 타임>, <국산예수>

<아파야 낫는다 건강백세!>(이성직 연출)는 작가의 친할머니 이명숙으로부터 출발한 작품으로 이명숙을 추모하기 위한 연극이면서, 연극을 만들기 위해 이명숙을 추모하는 작업이다. 이성직은 서로 상충하는 두 개의 문장 사이에서 묘하게 뒤엉킨 질문들을 하나씩 꺼낸다. 가족보다는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데 가장 최선을 다했던 이명숙의 삶을 통해 삶과 기억, 추모가 어떻게 ‘공연 만들기’와 관계 맺을 수 있을지 질문한다.

<페이스 타임>(창작집단 여기에 있다 작)은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어머니에게 영상통화를 걸면 어떨까?’라는 막연한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닿을 수 없는 누군가와의 연결은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추적해가며, 박세련(연출가)은 인형극을 통해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했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불러온다. 전화 한 통이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단숨에 연결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연결’이라는 것을 어떻게 감각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국산예수>(전웅 연출)는 목사의 아들로 살아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자신이 믿어왔던 것과 외면해왔던 것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한 작품이다. 오로지 하나님뿐인 목사인 아버지와 오로지 아버지뿐인 자식들의 믿음이 충돌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 사회는 오랜 시간 가부장제를 기반으로 유지되어 오며 수많은 소수자와 약자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지워왔다. 많은 한국 교회에서도 가부장제가 여전히 견고하게 존재하며 또 다른 폭력과 악습을 낳고 있다. 전웅은 ‘하나님’과 ‘가부장제’에 대한 믿음을 파헤치며 우리가 살면서 믿고 있는, 믿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따로 또 같이! 다양한 장르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도

<롱피쓰>, <당신은 초록색 펜일까 그걸 쥔 손일까>, <과태료 부과대상입니다>

연극 <롱피쓰>(김도영 작, 손청강 연출)는 손청강(연출가), 이은지(배우), 김도영(극작가)이 만나 각자의 자리에서 연극과 희곡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며 만들어진 작품이다. 언어 중심의 ‘읽히는 희곡’에서 벗어나 신체를 활용한 새로운 표현 수단을 통해 ‘보이는 희곡’을 시도했다. 이들은 희곡의 텍스트를 입체화하고 몸의 언어를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선보였다. <롱피쓰>는 ‘인간이 진정한 평화(Peace)에 도달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머리가 둘이고 몸은 하나인 아이가 사람 답게 살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다룬다.

<당신은 초록색 펜일까 그걸 쥔 손일까>(이소연 작, 서의석 연출)는 무대와 기술, 희곡의 결합을 통해 어떻게 감각과 의미를 확장할 수 있는지 탐구한다. 이 작품은 소행성이 49퍼센트의 확률로 서울과 충돌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들은 가진, 다명, 라울, 마하와 고양이 나나 다섯 인물 간에 벌어진 이야기를 다룬다. 서의석은 라이브캠, 인터랙티브 영상 등을 활용해 하나의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무대 위에서 각각의 공간으로 구현함과 동시에 연결하는 실험을 선보인다.

<과태료 부과대상입니다>(손은지 연출)는 다큐멘터리 연극 형식의 작품으로 제대로 버려지지 않은 채 과태료 부과대상이 된 사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손은지는 고유한 물성을 가진 사물들을 오래 관찰한 뒤 발견된 현상이나 이미지들을 전시, 연극, 다원 등 다양한 형식으로 구현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과태료 부과대상 사물들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담은 리서치 영상과 실제 버려졌던 사물들이 오브제처럼 무대에 등장한다.

동시대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이야기

<언스코치드>(최호영 연출)는 인간의 삶과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톰은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목적으로 아동보호분야에서 온라인 아동학대 영상물을 탐지하는 일을 시작한다. 하지만 매일 끔찍한 범죄 영상을 보는 상황과 마주하게 된 톰은 인간성을 유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다. 그러나 톰의 삶은 점점 업무의 영향을 받게 되고 분리하기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된다. 최호영은 직업윤리를 따르는 것이 개인의 삶을 파괴할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진다.

‘두산아트랩’은 공연‧미술 분야의 젊은 예술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두산아트랩 공연’은 2010년부터 공연 분야의 만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들의 잠재력 있는 작품을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으며 지금까지 82개팀의 예술가를 소개했다. 매년 정기 공모하며 서류 심사 및 개별 인터뷰를 통해 선정한다. 선정된 예술가에게는 발표장소와 무대기술, 부대장비, 연습실과 소정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두산아트랩 공연 2023’는 온라인 사전예약을 진행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두산아트랩은 예약 후 사전 취소 없이 관람하지 않을 경우 이후 ‘두산아트랩 공연 2023'을 관람할 수 없는 패널티(penalty)를 진행한다. 무료 예약은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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