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그리워할 수 있는 힘, 연극 ‘그러한 의지: 5막 7장에서 8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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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그리워할 수 있는 힘, 연극 ‘그러한 의지: 5막 7장에서 8장까지’
  • 고재영 기자
  • 승인 2023.02.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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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오렌지 카누)끊임없이 그리워할 수 있는 힘, 연극 ‘그러한 의지: 5막 7장에서 8장까지’
(사진제공:오렌지 카누)끊임없이 그리워할 수 있는 힘, 연극 ‘그러한 의지: 5막 7장에서 8장까지’

[서울=글로벌뉴스통신]“작년에 이사했는데, 베란다 쪽 실외기 옆을 비둘기가 자꾸 푸드덕거리면서 오가는 거야. 어느 날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거기에 둥지를 틀었더라.” (연극 ‘그러한 의지: 5막 7장에서 8장까지’ 중)

모니터의 화면은 공연의 종료를 알리고, 무대 위에는 공연을 마친 배우 중 두 사람만이 남아서 세트 구석에 자리한다. ‘이곳’은 파티가 끝난 후에 흔적만 남은 현장이고, 굳이 눈여겨보지 않는 영역의 사각지대다. 막이 내린 현장은 조금은 공허하지만, 동시에 다가올 공연을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다소 분주하기도 하다.

이소영 작가가 연출을 맡고 오렌지 카누 측이 주최한 ‘그러한 의지’는 극의 부제처럼 5막 7장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앞선 공연에서 주‧조연이었던 두 배우 ‘아울’과 ‘쥰’의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공연은 현장 스태프이자 다음 공연을 준비하는 댄서 ‘나인’이 개입되며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그러한 의지’는 “공연이 하나 끝난 후 다음 공연이 시작되기 전, 막이 내린 무대에 남아있는 배우와 스태프, 무대 장치 등 여러 층위의 개체들이 그려내는 무대 이면의 이야기”이다. 또한 “무대를 이루었던, 이루고 있는, 또 이룰 모든 요소가 대화의 흐름을 매개로 새로운 창작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관객과 향유하고자 한다”는 뜻을 품는다.

해당 극의 기획의도는 “주요 활동을 벗어난 ‘어떤 무엇(사람과 물체)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됐으며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벗어나 일상에서 병행하는 역할에는 무대 위 대사와는 다른 생활 속 언어가 담긴다.

그 언어에서 언뜻 튀어나오는 몇몇 단어를 토대로 대본의 큰 틀을 구성했다”고 밝히며 “하나의 극이 끝나도 사건의 현장에 남은 오브제, 배경, 사람들이 해산하고 해체되기 전에, 이 안에서 사유하고 연결되며 재가동하는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 따라서 이 무대는 현장의 뒷면, 뒤(Behind)와 후(After)를 다루는 이야기인 동시에 여전히 기능을 멈추지 않은 잔존 세력들의 장이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연극 ‘그러한 의지: 5막 7장에서 8장까지’가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서울 대학로 나온씨어터 극장에서 공연된다. ‘아울’ 역으로 배우 김은정이 출연하며 ‘쥰’ 역으로는 배우 임근아가, ‘나인’ 역으로는 배우 조성우가 출연하며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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