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덕,“지금이야말로 21세기를 향한 대전략을 생각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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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덕,“지금이야말로 21세기를 향한 대전략을 생각할 때이다.”
  • 김태진 기자
  • 승인 2023.03.23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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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출판기념회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출판기념회 

[서울=글로벌뉴스통신] “지금이야말로 21세기를 향한 대전략(Grand Stratage)을 생각할 때이다.”  

22일(수) 서울 종로구 A 컨퍼런스 홀 출판기념회에서 강인덕(92) 전 통일부 장관을 만났다. 그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최고의 북한전문가로 정통 관료 출신 학자이다. 지난 연말 『한 중앙정보 분석관의 삶』 이란 회고록을 1, 2권으로 엮어 펴냈다. 그는 스스로 “편조백방(遍照百邦) 투시백년(透視百年)의 기세로 살아온 삶”이라고 말한다.

'망견(妄見)으로 보면, 모든 것이 제대로 보이는 것 같지만, 실은 허깨비와 같은 것을 본다. 이를 여의었을 때 실상을 볼 수 있다'는 의미가 편조이다. 즉 세상을 진실로 올곧게 본다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백년을 투시한다는 것이다. 투시란 '감각 기관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을 초자연적인 능력에 의하여 심령의 힘으로 감지하는 것'인데 미래를 관통한다는 의미이다. 한 정보 분석관의 언어치고는 언어술사를 넘어 수행자의 면모가 아닐 수 없다. 그의 이 같은 모습은 평양출신인 그가 8.15 해방의 기쁨도 잠시 6.25로 월남하여 이산과 실향의 고행으로 점철된 인생사에서 비롯된다.

이날 그의 ‘북한학연구회’ 후학들이 열어준 출판기념회 인사말에서 “오늘 이 감격스런 자리에 아내가 병환중이어서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안보전선을 지켜온 강건한 그이지만 “평생 고생만 시킨 아내가 거동하기 힘들 정도로 투병중이라 부득이 했다.”고 눈시울을 붉힌 구순 노인의 모습에 좌중은 숙연했다. 회고록에 그가 아내 배정숙을 만난 것은 6.25 학도의용군시절 여중학생의 위문편지라는 데 인생의 드라마틱을 넘어 훈훈한 인간미도 느끼게 된다.   

지금 우리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대변환의 시대’(Great Transformation)에 살고 있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생태계의 대변환, 코비드19 팬데믹도 인류에게 불어 닥친 위기상황의 일상화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북핵 등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안보상황은 정권의 향배에 따라  백가쟁명식 해법이 난무하고 있을 뿐 충심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평생 북한 분석에 헌신해 온 최고전문가의 애국충정에 고언을 무겁게 받아 들여야 하는 이유이다.    

문민정부 2기를 연 국민의 정부 초대 통일부장관이었던 강 전장관은 중앙정보부 창설에 참가하여 16년간 소위 1세대 정통 분석관이란 정평으로 햇볕정책 추진의 적임자에 발탁된다. 원조 보수주의자인 그가 햇볕정책을 대북심리전의 일환으로 설계해 나갔으리란 짐작은 오늘날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북한 세습체제의 본질을 규탄해 주민의 저항정신을 배양해 줘야 한다.” 는 그의 일관된 논지에서 알 수 있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통일론과 그의 통일론과의 간극을 메우려했던 고뇌는 회고록 곳곳에서 발견된다. 특히 ‘민족중심의 대북관’을 비판했던 그 시절에나 지금에나 여전하다며 '국가중심의 대북관'을 강변하는 한결같은 그의 말로 귀결된다. 

강 전장관은 "지금이야말로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과 법, 시장원리 등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심리전을 펼칠 때“라며 ”대북방송·전단은 우리의 강력한 비대칭 자산이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21세기 미래를 향한 대전략, 싸우기 전에 이기는 심리전이야말로 평화통일로 가는 우리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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