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보다 노동인권 교육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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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정신보다 노동인권 교육이 먼저다
  • 권혁중 기자
  • 승인 2013.07.2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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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논평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르면 하반기부터 고등학교의 정규 교과목에 '기업가 정신'과목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기본적인 노동인권 교육이 전무한 상황에서 뜬금 없이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겠다고 하니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을 고용한 사업장 중 86%가 법을 위반하고 있고, 피해 청소년의 피해 구제율은 2.6%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한국의 기업들은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받고 있는 최저임금을 어떻게 해서든지 동결내지 삭감하려 하고 있으며, 그들의 정신 속에 노동기본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고교 교과목에 기업가정신을 넣자고 하는 것이 병영체험활동으로 해병대캠프를 실시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한국노총은 지난 2007년 “현행 교과서가 '진로교육'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노동 인권의 중요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의 형성”을 위해 노사정위원회에 교과서 개편을 제안한바 있다. 그리고, 노사정위원회는 2009년 적용되는 제8차 교과과정 개편에 이를 반영하기로 하고 당시 교육부에 권고문을 보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도 “중고교 교과 과정에 노동기본권, 안전과 보건에 대한 권리 및 남녀 고용 평등에 관한 권리 등 노동인권 교육을 필수 교과 과정으로 포함시킬 것”을 교육부에 권고하였다. 하지만 이 역시도 반영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스스로의 노동을 통해 자신의 꿈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며, 이미 시장에 진입해 노동을 하고 있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 교육은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지켜 나가는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가 우리가 지향하는 세상임을 알려주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임을 정부 당국이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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