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필레이(Pillay)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14일 성명을 발표해, 조직적으로 자행되는 북한인권유린을 대해 “더 강력한 액션을 취할 때이며, 바로 그 첫 번째 단계는 독립적인 국제 조사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성명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환영하는 바이다. 필레이 대표의 성명발표는 지난 일년간의 ICNK가 기울여온 노력의 첫 단계의 성과로써, ICNK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창립자 중 한 사람으로서 이를 축하한다.
필레이 최고대표는 성명에서, “북한에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했기에 국제사회에서는 인권문제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지만, 어떠한 개선의 여지도 발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필레이 대표는 북한인권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등한시될 수밖에 없었던 한가지 중요한 지점을 놓치지 않고 있다. “고도로 발달된 국제인권 보호 시스템은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행사하고 있지만 북한만은 완벽하게 외면하고 지나가는 것 같다. 그곳에서는 스스로 고립체계를 강요하고 있어서(self-imposed isolation) 21세기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정부가 주민들을 학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세계에서 최악의 국가 중 하나이지만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심층 조사가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했고 또 이미 시기를 놓쳐버리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렇기 때문에, 필레이 대표는 “더욱 강력한 행동을 취함으로써 북한의 2천만 주민을 인권의 불모지로 내몰고 있는 이 심각한 탄압의 진실 규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바로 국제 조사위원회가 할 일인 것이다. 필레이 대표는 북한인권문제의 핵심을 잘 간파하고 있다.
북한인권상황은 이미 유엔 조사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는 시리아나 리비아와 마찬가지로 심각하며, 유엔의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조사위원회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져왔다. 이런 활동의 중심에 ICNK (북한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가 있었다. ICNK는 지난 1년간 국제여론을 환기시킬 다양한 활동을 통해 북한의 전반적인 인권상황과 정치범수용소의 끔찍한 실태 등을 유럽 및 미국사회에 알리며 유엔 조사위원회의 설립을 호소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EU국가들과 제네바의 최고대표사무소를 찾아가 이러한 북한의 상황과 인권유린의 특수한 체계를 소개 설명하고, 유엔 주제별 특별보고관 및 실무그룹 담당자들에게 조사위원회 설립을 통해 북한 당국에게 주어진 법절차의 진공상태(impunity)를 깨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신숙자 모녀 구출을 위한 청원서를 유엔에 제출하고 국내외에서 이들의 구출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함으로써 유엔에 또 한번 북한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덕분에 유럽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한이 인권의 불모지임을 인식하고 조사위원회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되었다. EU는 2010년부터 북한인권결의안에 국제 조사위원회의 설립을 강조해왔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이탈리아 하원 외교위에서도 북한인권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조사위원회의 활동을 지지하고 설립을 촉구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지금 북한당국이 자국의 문을 걸어 잠그고 국제법이 접근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들어두고 자국민을 억압하고 그 위에 군림하고 있는 북한당국의 소행에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 그리고 그런 국제 인권법의 실효가 전무한 상태를 지속시켜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일제히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한국이 나서야 할 때이다. EU와 미국, 일본 등의 국가들은 지금 유엔 조사위원회에 대해 한국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북한인권문제에서 제3자가 된 양 뒤에 서서 이들의 행보만을 관망해서는 더 이상 안 된다. 한국정부가 이러한 국제적인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고 북한주민들의 고통을 정확히 인지해서, 북한 조사위원회 설립을 향한 국제사회의 큰 발걸음을 주도해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행보야 말로,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북한주민들을 끌어안고 더 나은 한반도의 미래로 다가가는 첫 걸음임을 명심해야 한다.
(자료:하태경 의원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