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글로벌뉴스통신]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이 시정 마스터플랜 「서울비전 2030」에서 ‘미래감성도시’ 전략의 핵심과제로 제시한 ‘지천 르네상스’의 명칭을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로 변경하고 사업을 본격화한다.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는 서울 전역에 흐르는 332km의 실개천과 소하천 등 수변을 중심으로 공간구조를 재편하는 사업이다. 단순 하천 정비가 아닌 수변의 감성을 느끼면서 문화, 경제, 일상휴식 등 다양한 야외활동이 가능하도록 시민들의 생활공간을 바꾸고, 지역이 가진 역사‧문화‧경제적 자산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까지 도모한다.
도심 내 하천은 보행권 안에서 누릴 수 있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표공간이지만, 그동안 도로나 제방 등으로 단절돼 있어 접근이 어려웠다. 또한, 홍수 대응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공간활용 역시 녹지, 체육 공간 등 단순하고 획일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서울시는 최상위 공간계획이자 향후 20년 서울이 지향할 도시공간 미래상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의 6대 공간계획의 하나로도 ‘수변 중심 공간 재편’을 제시한 바 있다.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는 서울의 물길을 따라 시민 일상의 휴식‧여가 공간을 만들어 시민의 삶에 문화와 감성이 흐르게 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다소 낯설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지천’이라는 용어 대신 ‘수변’과 ‘감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시민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간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이름 변경과 함께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도림천’ ‘정릉천’ ‘홍제천(상·중류)’에서 4개의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하천과 지역의 특성에 따른 선도모델을 마련해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연내 기본‧실시설계를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완공해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신원시장‧순대타운 등 지역상권과 가까운 ‘도림천’은 음식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수변테라스 등을 조성해 지역경제 활력을 유도한다. 문화·여가시설이 전무 했던 ‘정릉천’은 경관을 해치고 이용도도 떨어졌던 애물단지 복개구조물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홍제천 상류’에는 수려한 암반 경관과 역사 문화재인 홍지문‧탕춘대성과 연계해 명소화를 추진한다. ‘홍제천 중류’ 인공폭포 주변에는 유럽 같은 물길 옆 ‘노천카페’도 조성한다. 선도적인 시범사업 4개소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서울 전역으로 확산한다.
또한, 대부분 말라 있고 수심이 얕은 건천(乾川)인 서울시 내 하천이 약 30cm 수심의 풍부한 유량을 자랑하는 하천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수자원 활용계획도 내년 하반기까지 수립한다. 수질이 양호한 하수재처리수, 유출지하수 등 도시 물자원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28일(목) 4개 시범사업지 중 하나이자 ‘1호 수변 노천카페’가 조성될 홍제천 인공폭포 현장을 찾아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를 통해 서울 곳곳에 수(水)세권을 만들어 시민들이 수변라이프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본격화와 함께 총 약 100억 원을 투입해 3개 과제를 우선 추진한다. ①유형별 사업모델 마련을 위한 시범사업 ②규제완화를 통해 수변 노천 카페 등 다양한 문화‧경제활동 도입 ③깨끗하고 풍부한 하천 회복을 위한 수자원 활용계획 수립 및 하천시설물 디자인 개선이다.
3개 우선 과제를 추진하는 동시에, 시가 2차례 전수조사를 통해 파악한 632건에 대한 정비도 병행한다. 악취나 위험을 유발하는 시급대상(447개소)은 5월까지 완료하고, 전문가 검토와 추가 예산이 필요한 부분(185개소)은 내년까지 정비를 완료한다.
<도림천-수변활성화로 지역경제 회복, 정릉천-복합문화공간 재탄생, 홍제천-암반‧역사자원 연계 명소화>
첫째, 시범사업을 통해 ▴도림천 ▴정릉천 ▴홍제천 3개소에 각기 다른 테마의 수변명소를 조성한다. 자전거도로 설치 같은 단편적인 정비사업이 아닌, 지역만의 특색을 최대한 살려서 하드웨어(시설물)와 소프트웨어(콘텐츠)가 결합된 수변공간의 가치를 만드는 데 방점을 두고 추진한다.
현재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본구상을 마련한 상태로, 연내 설계를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내로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도림천’은 수변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회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시는 도로 재구조화와 데크 설치 등을 통해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수변 테라스와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장에서 먹거리를 사서 수변으로 넘어와 여유롭게 음식을 먹으면서 공연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기거나 피크닉을 할 수 있다. 수변과 상권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코로나로 침체됐던 지역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림천’은 신원시장, 순대타운 등 지역 상권이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지만, 현재는 주차장이나 차량통행 용도로만 단순 이용되고 있다.
시는 지역경제 회복에 중점을 둔 시범사업인만큼, 설계 초기단계부터 신원시장 및 인근 상인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협의해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설계에 담아낼 계획이다.
<도림천 – 시민 누구나 누리는 공유형 수변테라스 조감도>
‘정릉천’은 하천 상부에 거대한 유휴공간으로 방치된 복개구조물(320m×25m×6m)을 스포츠‧문화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 도시화 과정에서 설치돼 지금은 공영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전체 50%도 안 되는 공간만 사용돼 활용도가 떨어지는 시설물이다.
시는 ‘도심 속 문화캔버스’를 콘셉트로, 상부는 생활·액션 스포츠, 휴식 및 교류가 가능한 액티비티존과 힐링·커뮤니티존으로, 어둡고 외졌던 하부는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디지털 감성존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다채로운 경험공간으로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Fun’디자인을 적용한 다양한 공공시설물을 함께 설치하고, 지역예술가들과 협업해 창의적인 문화·예술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정릉천 – 경관저해 복개구조물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구성>
‘홍제천’은 수려한 수변 암반 경관과, 지역의 대표적인 역사자원인 홍지문·탕춘대성(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3호)을 연계해 감성적인 야경과 역사,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명소화를 추진한다. 문화재 원형을 보존하면서 보행로‧교각 등을 정비해 접근성을 높이고, 조망‧휴식 포인트와 야간조명 등을 다양하게 설치할 계획이다.
이 일대는 예로부터 경치 좋은 계곡으로 이름난 곳으로, 1977년 홍지문과 탕춘대성이 복원된 이후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문화적 잠재력이 충분함에도 그간 접근과 조망이 어려운 고립된 지역이었다.
홍지문과 탕춘대성은 시 유형문화재 제33호로서 도성과 북한산성 사이를 이어 만든 중요한 군사요충지이자 관문성 성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던 성문이었다.
시는 홍지문과 탕춘대성의 역사적인 의미를 살려 한양도성 방어시스템 탐방, 도보해설관광코스 및 야간출사 이벤트 등 다채로운 문화·관광 프로그램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홍제천 – 홍제천 수변과 역사자원을 연계한 명소화>
<유럽에서 볼 수 있는 ‘물길 옆 노천카페’ 도입…홍제천 인공폭포에 ‘수변특례구역’ 지정>
둘째, 유럽 도시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길 옆 노천카페(수변 테라스 카페)를 도입하는 인공폭포 시범사업은 서대문구와 협업을 통해 다른 시범사업보다 먼저 올여름 시민들에게 우선적으로 선보인다.
「식품위생법」 개정('18, '21)에 따라 시장, 구청장 등이 인정하는 지역은 노천카페 영업이 가능해졌다. 다만 안전상의 이유로 제방 상부와 같이 홍수에 영향이 없는 공간에 한하여 ‘수변특례구역’으로 지정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이곳은 홍제천, 안산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공영주차장 일부 유휴공간을 활용해 계절별 테마음악과 커피, 휴식을 즐기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그동안 공공의 영역으로 한정됐던 하천이 민·관협력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네 하천을 산책로‧자전거도로 같은 ‘선형적 공간’에서 ‘일상적 모임과 만남의 공간’으로 진화시켜 만족도 높은 수변라이프를 생활권 곳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 홍제천 인공폭포 인근 수변테라스 조감도 >
<도시 물자원을 활용해 수심 얕고 말라 있는 하천 회복, ‘수자원 활용계획’ 수립 착수>
셋째, 수심이 얕고 말라 있는 하천이 사계절 내내 깨끗한 물이 풍부하게 흐르는 하천 본연의 기능을 살리는 방향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시 물자원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에도 집중한다.
서울시내 하천은 대부분 건천(乾川)으로, 평균 수심이 10cm 정도이다. 시는 현재 물재생센터에서 나오는 하수재처리수, 한강원수 등 도시 물자원을 18개 하천에 투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생태계 유지를 위한 최소 유량만 공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생태계 유지 외에도 하천의 심미적‧경관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물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약 30cm 정도의 수심과 양호한 수질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시는 하수재처리수나 지하공간 개발시 나오는 유출지하수를 도시 물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한 타당성 용역 및 기본계획 수립에 연내 착수, 내년 하반기 완료할 계획이다.
시는 확보된 도시 물자원을 하천 회복은 물론, 도로 물청소, 조경용수 등 기반시설 관리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시관리용수 공급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하천 유지용수 공급 현황도>
또한, 하천의 경관 개선을 위해 하수방류구 등 하천변 물관리시설에 대한 새로운 디자인 가이드라인도 연말까지 마련한다. 현재 서울시내에는 하천을 따라 총 2,733개의 다양한 하천 방류시설들이 있으나, 기능 위주로 설치돼 경관을 저해하고 폐수가 배출되는 것으로 오인되기도 했다. 시는 시민 친화적인 디자인을 개발하고, 시민 이용도가 높은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일례로, 의정부 하수처리장의 경우 야간조명이 어우러진 인공폭포 형태의 방류구로 개선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탈바꿈한 바 있다.
아울러, 시는 안전이 확보되는 범위 안에서 수변공간이 최대한 활용될 수 있도록 수변공간 활용을 제한하는 기존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수변 500m~1km 안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사업이 시행될 경우 일상 속으로 물길이 들어올 수 있도록 도시계획 지침을 신설한다. 하천구역 내에 다양한 시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천법」, 「건축법」 등 관련 법 개정도 정부에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현재는 「건축법」과 「하천법」에 따라 하천구역 내에 일반건축물 건립이 불가능하다. 시는 「건축법」 상 대지요건을 완화하는 특례를 신설하고 고정식 건축물을 설치 가능하도록 「하천법」을 보완하는 방안을 건의할 계획이다.
시는 4개 시범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2030년까지 이보다 큰 규모의 권역 단위의 ‘공공친수지구’를 중랑천, 안양천 등 5개소에 조성한다. 소하천 등 동네하천에는 수변테라스 카페, 쉼터 등으로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수변활력지점’ 30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비전 2030」부터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까지 서울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도시공간의 미래구상을 발표하면서 빼놓지 않고 강조한 키워드는 바로 ‘수변’과 ‘감성’”이라며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는 단순히 하천의 물리적 구조를 정비하는 차원이 아닌, 수변을 구심점으로 서울 전역을 매력적인 수세권으로 재편하는 작업이다. 서울 전역을 흐르는 하천을 새로운 서울의 매력거점으로 재편해 한 차원 높은 삶을 누릴 수 있는 일상의 여건을 제공하고, 지역경제 부흥, 나아가 25개 자치구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