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글로벌뉴스통신]안양시 동안구보건소 동안치매안심센터는 지난 29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2024년 치매극복 희망수기 이용자 수기 부문에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3일(목)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는 매년 치매안심센터 이용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치매 극복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수기 공모전을 열고 있다. 이번 공모전은 치매안심센터에 대한 긍정적 경험 및 희망 메시지를 발굴, 홍보해 치매 극복을 위한 희망을 전파하고자 개최됐다.
이용자 수기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황○님은 동안치매안심센터 쉼터 프로그램 이용자의 배우자이며 치매 가족 헤아림 교육 수료자로 진단 3년 차인 배우자와 그동안의 걸어온 삶과 치매안심센터 이용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수기로 진솔하게 풀어내 읽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수상작‘치매와 함께하는 아내와 나의 이야기’는 첫 진단에서 1년마다 변해가는 아내의 증상과 가족들의 협력과 사랑을 잘 표현했다. 아울러 동안치매안심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쉼터, 가족교육, 자조모임, 힐링프로그램, 음악회, 심리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내가 차츰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며, 치매안심센터가 가족들의 큰 힘이 됐다고 수기에서 밝혔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치매 가족들이 겪는 과정과 치매안심센터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잘 전달해주었다”며, “앞으로 동안치매안심센터가 더 많은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치매극복 희망수기*
3년 전, 제 아내는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기억력 저하로 여겼지만, 증상은 점점 심각해졌습니다.
아내가 치매 진단을 받던 순간, 세상이 무너지는 듯했습니다. 평소와 다른 아내의 모습에 슬픔과 혼란이 몰려왔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아내의 기억력 저하와 성격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웠습니다
첫 진단을 받을 당시는 살림을 잘했지만, 1년쯤 지나면서 반찬의 간을 맞추지 못하거나 점점 하기 싫어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함과 슬픔이 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내와 함께 이 병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주간보호센터에 한 달간 다녀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치매 정도와 연령이 다양한 주간보호센터 가는 것을 너무 힘들어하여 한 달 만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아내와 함께 이 병을 극복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매일 운동과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며 아내의 건강을 돌보았습니다. 우리는 매일 공원을 산책하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손 박수와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시도했습니다.
평소 영화 보기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나누는 것은 저희에게 놀라운 변화였습니다.
아내의 기억력은 점점 나빠지고 있지만, 아내는 여전히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아내는 저에게 인내와 사랑, 그리고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비록 치매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아내는 제 인생에 큰 선물이며,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상은 더 나빠졌습니다.
아내가 맡았던 돈 관리와 집안일 등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저의 부담감은 점점 늘어갔습니다. 그때 딸이 치매 안심센터에 쉼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저희는 약 6개월 정도 대기 후 올해 2월부터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아침 8시 10분, 저와 아내는 동안 치매 안심센터까지 손을 잡고 40분 동안 걷습니다. 안양천을 지나며 자연과 함께하는 이 시간은 아내의 체력에도 도움이 됩니다.
34kg이던 몸무게가 걷기 6개월이 지나니 40kg이 되고, 다리가 아프다거나 고관절이 아프다던 말도 쏙 들어갔습니다. 제가 다리를 주물러 줄 때마다 근육이 늘어 나는 걸 느낍니다.
치매 안심센터는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이곳에서 치매 가족 교육(헤아림)을 통해 치매에 대한 이해와 다른 가족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았습니다. 그래서 아내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고,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음악회는 다른 곳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데, 시니어들의 봉사다보니 더욱 마음에 울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식당을 가거나 외부에서 치매 환자나 거동이 어려운 분들을 만나면 자연스레 돕게 되었습니다.
힐링 프로그램 시간에 화장품 만들기, 화분 꾸미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화장품은 지금도 사용 중이며 덕분에 제 피부가 좋아진 것 같습니다. 심리치료 음악회 시간에는 예전에 저희 부부가 배워두었던 춤을 선보이기도 했답니다.
음악에 맞춰 아내의 손을 잡고 꼭 안아주며 춤을 추다 보니 그동안 함께한 시간들이 스쳐 가며 눈물이 나서 혼이 났던 기억도 있습니다.
치매로 인한 돌봄 부담감을 줄여주고, 내성적이던 제 성격에 같은 입장의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초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바뀌게 되었답니다.
동안 치매 안심센터는 저희 가족에게 정말이지 큰 힘이 됩니다.
치매는 어려운 질병이지만,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치매 안심센터는 우리에게 희망과 지지를 주는 소중한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쉼터에 참여하는 가족 중에 남편을 기다리는 어떤 여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희 남편은 우울증이 아주 심했어요. 시력이 점점 나빠지면서 치매까지 오니까 그럴 법도 하지요. 그런데 센터를 다니고 얼마나 밝아졌는지 몰라요. 아침마다 센터 오는 시간을 기다리고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오려고 해요.”또, 힐링 프로그램에서 만난 어떤 남자분은 이렇게 말씀하더군요.
“우리 부인이 더 나빠져서 요양원으로 보내고 매일 찾아가는데, 어떨 때는 동반 자살하고 싶다가도 내가 남편이니 끝까지 돌봐야지.”하고 힘을 낸답니다.
치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함께 힘내어 치매와 싸워나가는 모든 가족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기를 응원합니다.
헤아림 교육에서 가족인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습니다. 저의 취미생활인 당구, 헬스를 가족들이 도와주어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월요일은 딸이 오전에 아내와 센터에 와주고, 주말에 아들 가족이, 손녀도 일주일에 한 번씩 할머니를 보러 와줍니다. 이 글을 통해 치매로 고통받는 모든 가족에게 작은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치매 가족 화이팅! 동안 치매 안심센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