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는 한식세계화, 안에서는 와인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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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는 한식세계화, 안에서는 와인 잔치
  • 배점희 기자
  • 승인 2013.11.03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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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내 한식세계화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해왔던 MB 정부의 청와대에서 5년 임기 동안 4,734병 3억2천만원의 수입 와인을 구매한 것으로 밝혀져 “한식세계화”라는 말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군위·의성·청송)이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MB 청와대에서 구매한 와인의 총 구매내역은 6,024병 3억4634만원이었다.

 이중 수입 와인은 4,734병 3억1854만원이었고, 복분자와인·감와인·산머루와인 등 국산 와인은 1,290병 2780만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임기 첫해인 2008년 870병 1740만원을 구매한 이후에는 2009년 370병 820만원, 2011년 50병 220만원 구입에 그쳤고, 2010년과 2012년에는 국산 와인을 단 한 병도 구매하지 않았다.

하루 평균 2.6병의 수입 와인을 소비한 셈이고, 수입 와인 평균 구매가격은 67,300원이었다. 대부분 30% 이상 가격 할인을 받은 것이라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격으로 환산하면 평균 10만원이 넘는다.

 구매한 수입 와인 중 가장 비싼 것은 러시아 황제의 샴페인으로 유명한 소비자가 80만원을 상회하는 “루이로드레 브뤼 크리스탈”이었다.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8병을 구매했다.

 반면 국산 와인은 가장 비싼 것이 44,000원(산머루와인)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2만원대에 불과했다.
가장 많이 구매한 수입 와인은 “온다도로”로 총 구매금액이 3,760만원이었다. 2·3위는 “몬테스 알파 M”과 “바소”였고 구매금액은 각각 2,555만원과 2,207만원이었다.

 구매금액 1, 3위 와인인 “온다도로”와 “바소”의 구매금액 합계는 5,966만원으로 MB 청와대가 구매한 전체 수입 와인 구매금액 3억2천만원의 25%나 차지한다. “온다도로”와 “바소”를 생산하는 회사는 미국의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이다.

 그런데 이 “다나 에스테이트”는 얼마 전 전두환 비자금 환수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비자금이 투자된 회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던 와이너리로 전두환 前 대통령의 3남 전재만의 장인인 이희상 회장이 소유주이고, 전재만은 CFO로 있는 회사이다. 이희상 회장은 지난달 전두환 前 대통령의 추징금 중 275억을 본인이 대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MB 청와대에 수입 와인을 납품한 와인셀러(와인 유통회사)를 분석해 본 결과 여기서도 이희상 회장이 등장한다. 납품을 가장 많이 한 와인셀러는 “피디피와인”인데 이 회사는 이희상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동아원”의 자회사이다.

 “피디피와인”은 2009년 12월부터 납품을 시작했는데, 이후 2012년말까지 총 21번의 발주에 무려 18번을 납품해 납품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2010년에는  5번 발주가 있었는데 5번 모두 “피디피와인”이 납품하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수입 와인 전체 구매금액은 2억4047만원이었고, “피디피와인”의 납품금액은 2억456만원으로 금액으로도 전체의 85%에 달한다.

 총 47번의 발주에 견적조차 없었던 것이 12번, 단독 견적이 26번이었다. 47번 중 81%에 해당하는 29번의 발주가 구매절차의 기본인 복수 견적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피디피와인”도 총 18번의 납품 중 11번을 단독 견적으로 납품하였다.

김재원 의원은 “밖으로는 한식세계화를 외치던 지난 정부 청와대가 안으로는 수입 와인을 대량 구매했다는 것은 표리부동한 모습으로 매우 실망스럽다. 게다가 구매절차가 투명하지 못하고 의혹까지 제기되는 현재의 상황은 참으로 안타깝다.”며 “한식세계화를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말과 보여주기 식 이벤트를 앞세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는 등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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