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성 의원, 2008년12월 출간한 자서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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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성 의원, 2008년12월 출간한 자서전 중에서
  • 글로벌뉴스통신
  • 승인 2013.03.0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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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육군참모총장에 관한 내용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의 이름 석 자는 아직도 군에 전설로 남아있다. 내가 1군사령관 시절 직속상관으로 모시면서 군의 개혁을 감행하는 것을 옆에서 도왔다. 그 한 사람으로 인해 군이 전면적으로 개혁되는 역사가 일어났고 현재 대한민국 군이 사회적으로 가장 청렴한 공조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모두 남총장의 덕분이다.
 
 간혹 남 총장처럼 청렴하게 생활하지 못한 사람은 남 총장을 비난하기도 하지만 내가 바라보고 겪었던 남 총장은 육군 역사에 손꼽을 만한 대단한 장군이다. 장교단 정신혁명은 나 역시 중요 과업으로 삼아 사령관 재임 초기부터 실행한 것으로 공사구분을 철저히 하고 잘못된 관행을 척결하는 것인데 전투적으로 사고할 것과 도덕성과 청렴성을 유지하라는 것이며 언행이 일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상부에서 인사 청탁이 있을 경우 거절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참여정부는 출범 당시 남재준 대장을 육군참모총장으로 발탁하고  ‘인사 청탁하면 패가망신합니다.’면서 희망적인 공약도 내걸었다. 젊은 장교들의 반응이 대단히 좋았고 한결같이 군의 변화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구호와 달리 상부는 스스로 은밀하게 특정인의 진급을 청탁해 온 것이다. 이를테면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 선발자를 120%에서 더 나아가 150%까지 올릴 것을 요구했다.
 “상부에서 직접 선발하겠다.”   “상부의 어느 실력자가 특정 장군의 진급을 요구했다.”
 
 총장 입장에선 신상에 압박을 받을 만한 언사들과 요구사항들이었고 상부에서는 패가망신 운운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청탁을 내 밀었던 것인데  남 총장은 단번에 종식시켰다. 상부는 당해 장군 진급 선발 대상자의 20%교체를 요구했고 남 총장이 거부하자 특정지역의 인사 5명을 진급시키도록 요청했으나 거부한 것이다.

 전쟁에서 상관의 명령을 목숨처럼 중히 여겨야하는 군인들이 그보다 높은 분들에게 눈을 맞추면 전장에서 군령이 설 수 없고 결국 전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역사에서 군왕이 인사권을 신하에게 맡긴 일이 없듯이 인사권은 외압에 의해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군은 자신의 직속상관 이외 어떤 다른 인물도 군 인사에 개입을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간혹 지시는 거창하게 하고 자신은 실천하지 않는 잘못된 상관이 없지 않았다. 회식 때 부하들이 돈을 각출하여 윗 사람을 대접하는 관례가 남 총장 아래에서는 결코 용납 되지 않았고 무조건 가장 높은 사람이 식사대금을 지불해야 했다. 
 

 남 총장은 전역식이 끝나자마자 준비되어있던 기사가 딸린 에쿠스 승용차를 사양하고 자신의 아반떼 승용차를 손수 몰고 군문을 떠나 귀가한 것이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많은 환송객들은 멍하니 할 말을 찾지 못했었다. 일종의 큰 사건 아닌 큰 사건이었다. 그분의 생활 철학이 거기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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