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글로벌뉴스통신]
이근배 시인 한국 옛벼루 명품 소장전, 더보기 - 속편
(2021. 6.11 - 6.27 가나아트센타- 渭原花艸石日月硯)
사천 이근배 (沙泉 李根培)
1940 충남 당진에서 유학자인 이각현(李覺鉉)공의 장남 독립운동가 선준(銑濬)공과 거유 장후재(張厚載)학사의 셋째딸 순의(順儀)여사의 외동아들로 태어남
1958 당진상업고등학교졸업
서라벌예술대학 문에창작과 문장학생으로 입학, 김동리, 서정주 선생의 문하생으로 글짓기를 배움.
공초 오상순 선생께 아호 '사천(沙泉)'을 받음
1960 시집 '사랑을 연주하는 꽃나무' 를 서정주 선생 서문으로 출간
1961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조 '묘비명' 당선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벽' 당선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압록강' 당선
1962,1963,1964 동아일보, 조선일보,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문공부 신인예술상
1967 황희 선생 17대손 만산(滿山)공의 차녀 연숙(蓮淑)과 결혼,
중앙출판공사 편집장
1968 동화출판사 주간
1973 한국펜클럽 한국본부 이사,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위원장
1982 시조집 '동해바다 속의 돌거북이 하는 말'출간
1994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장 피선
1998 재능대학 문얘창작과 교수 (-2004년)
2002 사단법인 한국시인협회 회장 역임 (-2004년)
2005 신성대학교 석좌교수 (-2007년)
2006 현대시조포럼 회장
2008 7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2010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초빙교수
2012 간행물윤리위원장 (- 2015)
2014 신성대학교 박물관장 (- 2017년 6월)
2015 12월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 (- 2017년)
2017 3월 한국시조대상 수상
2018 7월 대한민국예술원 문학분과회장 (- 2019)
2019 11월 현재 중앙대학교 초빙교수
세계한글작가대회 조직위원장 (국제 펜 한국본부)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현재)
구욕안(鸜鵒眼)
- 벼루 읽기
이근배
허블망원경으로 보면
은하계 속에 깊숙이 숨어서
우주를 통째로 삼키려는 듯
눈을 부릅뜨고 있다는
블랙홀
지난해 여름
북경 해왕촌 시장에서
겨우 찾아낸
단계 벼루 이마에 박힌 구욕안鸜鵒眼*처럼
내 심장 속까지 꿰뚫어보는
그 눈!
나는 지금 빨려들고 있다
겨우 움켜쥔 사랑 한 줌
흔적도 없이 날려버리고
왕겨 같은 빈 껍질로
풀, 풀, 풀
후, 후, 후
바람보다 가볍게 바스라지고 있다
사랑을 놓치고서
나는 없다
(註) * 구욕안창(鸜鵒眼蒼) :구욕(鸜鵒)은 구욕새이고, 파란 눈은 연석(硯石)위에 둥근 형체의 반점이 있는 것을 말한다.
즉, 당 나라 유공권 (柳公權)이 벼루에 대하여 “ 물 고이는 곳에 적· 백·황색의 점이 있는 것을 구욕안(鸜鵒眼)이라 한다 ”고 했다.
<벼루 뒷면 - 한자 명문>
1. 오른쪽 테두리 명문(銘文) : 萬川明月主人 奉贈
2. 왼쪽 태두리 : 雷淵 老師 [弘濟]
3. 하단 테두리 : 臣 洪有容 祈受珍藏
4. 벼루 중앙 : 淸溪馬氏珍藏 蘭田題刊
[成親王]
* - 만천명월주인 (정조임금의 별호)이 뇌연 (대제학 홍유용의 호) 스승님께 선물로 드립니다. 홍제 (정조 임금의 호)
- 신 홍유용이 임금님께서 내려주시어 받은 보배
- 청계 마씨 소장 귀중품. 성친왕 (관인)
성친왕은 중국 청나라 건륭제의 제11황자 영성(永瑆)으로 그의 아우가 건륭제의 제15황자 영염 (永琰)으로 가경제(嘉慶帝)임.
성친왕은 당대의 명필이었으며 사람됨이 단아하며 가장 어질고 효성스럽기 때문에 아버지 건륭제로 부터 총애를 받았고 인망이 있어 후계자로 물망이 있었다.
그러나 황제가 가족들의 잔치를 베풀면서 모두에게 상을 주었는데, 유독 15황자 영염 (永琰)에게만은 주지 않으면서 말하기를,"너야 무슨 은銀이 필요가 있겠느냐"고 하였다고 한다.
이는 곧 천하의 모든 것이 다 네것이라는 의미, 萬川明月主人 이라는 것 아닌가.
어느날 만천명월주인(萬川明月主人)이 내게 와서
- 벼루 읽기
이 근 배
요즘 신문에서 정조 正祖 이야기가 한창이다
신하에게 보낸 편지에
막말을 썼다느니 독살이 아니느라니
사도세자 思悼世子의 아들로 태어나
왕위에 오르기까지 권력의 작두날에 섰던
그는 스스로 만천명월 주인이라고
호를 짓고 그 까닭을 글로 남겼다
- 지상의 강에 뜬 달이 모두 자기 것이라고 ?
내 속 빈 머리로는 우주적 생각을
알아들을 길 없거니와
내가 그를 떨쳐버릴 수없는 것은
그가 아버지의 사부 師傅였고
자신의 어릴적 보양관이자 스승이었던
뇌연 雷淵 남유용 南有容에게
청나라 궁실에서 온 벼루에다
그 호를 새겨 바친 것이
어느날 내게 찿아 온 것이다
서른여섯 해 전 창덕궁에서
명연전 名硯展이 열렸을 때
왕실이며 명문거족들이 다투어 자랑하던
나라 안의 잘난 고연 古硯들이 모두 나왔을 때
눈 밝은 이들이 가리고 골라서
으뜸의 으뜸으로 뽑았던 그 벼루
단계석에 박흰 구욕안 鸜鵒眼*이며
용문이며 온갖 위엄을 모두 갖춘
먹을 갈기에도 붓을 대기에도
선뜻 손이 나가지 않는 어명연 御名硯이
때때로 강물소리도 내고
수천수만의 달로 떠오르기도 하여
밤이면 나도 모르는 땅으로 끌려 다니기도 하고
어지러운 꿈에 빠져 허우적 거리며
날마다 조금씩 넋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진촬영 : 글로벌뉴스통신, 송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