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정상',무서운 추입으로 뚝섬배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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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정상',무서운 추입으로 뚝섬배 우승!
  • 박영신 기자
  • 승인 2016.06.0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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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한국마사회)2016년6월5일 뚝섬배

[과천=글로벌뉴스통신]명실공이 서울을 대표하는 최강 암말 ‘빚의정상(미국, 암, 5세, R107, 서울 33조 서인석 조교사)’이 퀸즈 투어(Queens' Tour)의 첫 축포를 터트렸다.

‘빛의정상’은 5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진 ‘뚝섬배(GⅡ, 제9경주, 1400M, 혼합, 5세 이하, 레이팅오픈)’에 조성곤 기수와 함께 출전, ‘한라축제’, ‘뉴욕블루’ 등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경주기록은 1분 25초 6.

지난 1989년 처음 개최된 뚝섬배가 서울-부경 오픈경주로 시행되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다. 그러다 2012년, 우수 암말의 생산 환류를 위해 최우수 암말 선발 시리즈인 ‘퀸즈 투어(Queens' Tour)’가 창설됐고, 뚝섬배는 그 포문을 여는 경주로 지정됐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뚝섬배는 명실공이 국내 최고의 암말을 가리는 대표적인 대상경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마사회)2016년6월5일 뚝섬배

올해 역시 ‘빛의정상’ 외에도 지난해 뚝섬배 준우승마 ‘뉴욕블루’, ‘한라축제’ 등 서울과 부산을 대표하는 정상급 암말들이 대거 출전했다. 자연히 경마팬들의 관심도 클 수밖에 없었다.

더하여 1400M라는 경주거리도 경주의 박진감을 높였다. 초반 기세가 우승향방을 크게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뚝섬배’의 경우 3세 54kg, 4․5세 57kg으로 부담중량이 구분되어 있긴 하나 이번 대회에는 3세마의 출전이 없는 만큼 부담중량에 따른 변수도 거의 없었다. 국내 최강 단거리 여왕을 가리는 무대로서는 조금의 손색도 없었다.

많은 팬들의 기대 속에 13마리의 경주마가 출발대에 진입했고, 출발소리와 함께 일제히 선두경쟁에 돌입했다.

초반에는 ‘장풍파랑’이 선두를 차지했지만 곧이어 ‘인디언스타’가 거리차를 좁히며 선두를 탈환했다. 그사이 ‘빛의정상’은 ‘실버울프’, ‘헤이퀸’ 등과 함께 후위그룹을 형성했다.

그렇게 직전주로에 접어드는 순간까지도 선두는 ‘인디언스타’의 차지였으며, ‘빛의정상’도 후위그룹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직전주로에 접어드는 순간, ‘빛의정상’만의 매서운 추입능력이 빛을 발했다.

결승선을 400M 남긴 시점에 ‘빛의정상’의 앞에는 8두의 경쟁자들이 무서운 속도로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빛의정상’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연이어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시작해, 200M를 남긴시점엔 어느새 선두그룹과 우승경쟁을 다투게 됐다. 다른 경쟁자들이 속도를 높이지 못하는 사이, ‘빛의정상’은 속도를 오히려 올리며 결국 ‘한라축제’를 2분의 1마신차이로 누르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영화같은 명승부였다. 조성근 기수는 우승이 확실해지자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한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크게 하늘을 휘저었다. 올해 첫 대상경주의 기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빛의정상’은 이번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데뷔 3년 만에 드디어 대상경주 무관의 서러움을 씻어내고 당당히 국내 최강 암말로 등극할 수 있게 됐다. 20전 7승, 5회 준우승이란 좋은 기록에도 불구, 지금까진 대상경주와는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6월 '뚝섬배(GⅢ)'를 시작으로 11월 '경상남도지사배(GⅢ)'까지 4개의 대상경주에 연속 출전했지만 아쉽게도 우승은 없었다. 그런 만큼 이번 경주의 우승은 더 값질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대상경주가 아닌, 퀸즈 투어의 시작이란 점도 특별함을 더했다.

올해 첫 대상경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조성곤 기수는 “‘빛의정상’이 큰 경주 때마다 흥분하는 경우가 많아 출발대 진입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에도 컨디션이 너무 좋아 흥분기를 못 가라앉혀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우승을 차지하게 돼 상당히 기쁘다”고 말을 더했다. 퀸즈 투어 두 번째 관문인 ‘KNN배’와 관련해 “최근 서울 경주마들이 부산 경주마와의 싸움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편인데, ‘빛의 정상’은 그런 흐름을 깰 수 있는 뛰어난 경주마라고 생각한다”며, “‘KNN배’에서도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올해 첫 대상경주 우승과 관련, 그는 “부산에서 활동하다 서울에 올라온 이후로 좋은 말들에 기승하는 기회가 줄어들어 대상경주와는 운이 닿지 않겠다 생각했었다”며, “그럼에도 좋은 말을 믿고 주신 서인석 조교사에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믿음을 가지고 조성곤 기수와 ‘빛의정상’의 무대를 지켜본 서인석 조교사는 “기분이 너무 좋다”고 서두를 열었다. 그는 “서울 경주마도 기량이 많이 좋아지고 있음을 경마팬들에게 느끼게 해준 무대였던 것 같다”며, "마주님은 물론, 함께 일하는 마방식구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현재 서울 조교사 중 다승 1위를 기록 중이며, 올해 첫 대상경주도 거머쥔 것과 관련해 ”초심을 잃지 말자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생각으로 매년 조금이라도 나아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중인데 오늘의 우승은 그러한 노력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경주모습을 회상하며 ”마방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던 만큼 자신감은 있었다“며, ”다만 출발대에서 진입거부 모습을 보여 식은땀을 흘렸던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승을 차지해 기쁨이 두 배“라고 했다.

또한 ”선행이 주특기인 경주마였던 만큼 뒤에서 따라가기엔 1400M라는 경주거리가 부담이 되었던 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조성곤 기수가 너무 잘해줘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조성곤 기수에 대해 특별히 고마움을 표했다. 앞으로의 포부와 관련해 그는 ”남은 퀸즈투어 무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며, 우렁차게 ”빛의정상 파이팅“이라고 외쳐 보이기도 했다.

생애 처음으로 대상경주 시상무대에 오른 이일구 마주의 기쁨도 컸다. 그는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서두를 꺼낸 후, “첫 시상 무대에 오르니 황홀한 느낌마저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마주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을 더했다. ‘빛의정상’에 대해 그는 “말에 대한 신뢰는 항상 있어왔다”며, “서인석 조교사를 비롯해 마방 식구들이 워낙 관리를 잘해줘서 언젠가는 우승할 수 있겠다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더해서 그는 “마주가 된지 20년이 지났는데 중간에 그만두려했던 적이 있었다”며, “몇 년의 공백기 끝에 ‘빛의정상’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큰 선물을 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 그는 “큰 경주에 우승하기보다는 경주마가 문제없이 경주를 잘하는 게 목적이다”며, “지치기 전에 은퇴식을 가지게 해주고 싶다. 씨암말로의 데뷔도 생각 중이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밝혔다.

한편 뚝섬배 대상경주에는 3만 9천여 명의 관중이 모여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이날 총매출은 약 53억원을 기록했으며, 배당률은 단승식 2.3배, 복승식과 쌍승식은 22.7배, 30.3배를 기록했다.

‘뚝섬배’와 ‘KNN배’, ‘경상남도지사배’ 이렇게 세 경주를 묶어 ‘퀸즈 투어’라고 하는데, 명칭처럼 국내산 경주마와 외산마 경주마 중 최강 암말을 가리는 무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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