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소통으로 물음표를 던지는 강송희 작가 (인터뷰) 1
상태바
끊임없는 소통으로 물음표를 던지는 강송희 작가 (인터뷰) 1
  • 여민주 기자
  • 승인 2017.06.13 0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제공:안현준 사진기자)강송희 작가

그녀가 던지는 물음표는 우리 각자의 느낌표가 된다. 그리고 그 느낌표는 또 다른 물음표가 되어 세상을 떠돈다. 물음표에서 느낌표, 그리고 또 다른 물음표를 만드는 글로 세상을 채우는 강송희 작가를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강송희 작가입니다. 작년 5월, ‘어느 날 뚜벅이가 걸어왔다, 말을’이라는 첫 독립출판 에세이를 내고, 올해 4월, 두 번째 에세이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을 출간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사람입니다.

 

(사진제공:알에이치코리아)

Q.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은 어떤 책인가요?

A. 제 두 번째 에세이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은 나를 사랑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서툰 하루를 보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책이에요. 철저히 자기 자신을 위한 책이죠.

Q. 일반적인 에세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에요.

A. 네 맞아요. 보통 에세이의 키워드는 크게 몇 가지로 나뉘어요. 사랑 혹은 위로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온전히 ‘나’에 집중한 에세이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물론 제 책에도 일상, 이별, 사랑 등 복합적인 소제목들이 있지만, 글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결국 ‘나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주제가 도출돼요. 표지와 에필로그에 이것이 드러나도록 했고요.

Q. 어떻게 해서 이런 주제의 에세이를 집필하시게 되신 거예요?

A. 사실, 우리가 가장 외로운 이유는 깊숙한 어딘가에 ‘나를 사랑해주지 못한 나 자신’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이를 깨닫기 전까지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의 원인을 ‘나 이외의 것들’에서 찾아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담은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스스로 질문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했어요. 계속해서 자문하다 보면 진짜 힘든 이유를 알게 되고 비로소 아픈 구석을 어루만질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모든 분들이 나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Q. 요즘 급증하는 1인 가구, 흔히 말하는 ‘혼족’에게 정말 안성맞춤인 책인 것 같아요.

A. 네 맞아요(웃음). 혼자가 어색한 사람 혹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에 미숙한 분들을 위한 책이에요. 스스로가 중요한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거나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Q. ‘작가’ 활동을 독립 출판으로 시작하셨어요.

A. 그 당시, 우연히 지인을 통해 ‘부크크’라는 온라인 출판사를 알게 됐어요. 작가가 직접 내지와 표지를 디자인하면, 낱권으로 인쇄를 해서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출판 시스템을 갖춘 곳이에요. 정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출판을 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약 3개월 정도의 작업을 마친 뒤 그곳을 거쳐서 첫 출판을 했어요.

Q. 처음으로 책 출판을 결심한 이유는요?

A. 저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서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어요. 어린 나이부터 사회에 나와서 일을 하다 보니 ‘나’보다는 ‘타인’에게 맞춰 살았고요. 그런데 그것들이 계속해서 쌓이다 보니 심적으로 불편함이 생겼고,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하니 더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가장 솔직한 마음들을 일기처럼 글로 써서 남기기 시작했어요. 신기하게도 그렇게 써 내려가면 ‘왜 힘들었는지’ 명확한 이유가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퇴사할 때쯤 메모장을 들여다보니 1,000개가 넘는 글이 모여 있었어요. 글이 1,000개쯤 모이니까 남들에게 읽어보게 하고 싶은 호기심이 앞섰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라는 생각으로 출발한 거죠.

Q. 직장 생활의 경험이 있다는 점이 특이해요.

A. 직장 생활을 할 당시에는 정말 피폐 그 자체였어요(웃음). 저는 예술대학교를 졸업했거든요. 대학교 안에서 전과도 한 차례 했고요. 먼저 들어간 학과에서는 기술적인 것을 배웠었는데, 그건 제가 생각하는 예술과는 부합하지 않았어요. 저는 기술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기획’하고 싶었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창조의 의미와는 달랐던 거죠. 그래서 기획을 배우는 전공으로 전과했어요. 한 번의 오류를 경험하고 나서 찾은 학과라서 그런지 취업도 굉장히 빨리했고요. 지금도 그때의 직장 생활의 경험이 도움이 돼요.

Q. 직장 생활을 하면서 쓴 1,000개의 글들은 도대체 어떤 글이었어요?

A. 나 자신에 대한 글이었어요. 사랑, 인간관계에 대한 글을 써도 깊숙한 곳에는 저 자신이 있었어요. 그냥 한 번 읽었을 때는 단순히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인데, 계속해서 보면 나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거더라고요.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을 하는 글들이었어요. 예를 들어 단순히 ‘이 사람과 나와의 관계’가 아니라 ‘내가 이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냐면-’의 느낌을 가진 글들이었어요. 그런 글을 씀으로써 스트레스 해소를 아주 크게 할 수 있었고요.

Q. 왜 하필 그 돌파구가 글이었어요?

A. 성격이 급해서요(웃음). 저는 성격이 급하고 하고 싶은 것도 엄청 많아요. 열이 엄청 많은 사람인데 그걸 해소하기에 가장 적합한 게 아주 느린 것이었어요. 무척이나 급한 저를 천천히 식힐 수 있는 거요. 글은 천천히 계속해서 하는 작업이에요. 습작하는 과정에서 나를 훈련하는 거고요. 그 덕분인지 독립 출판 때의 글보다 지금이 훨씬 차분해지기도 한 것 같아요.

 

(사진제공:강송희)

Q. 불과 1년 만에 대형 출판 시장으로 옮겨왔어요. 본인의 책을 어디서 처음 봤어요?

A. 집 근처 대형 서점에서 가장 처음으로 봤어요. 매대에 가지런히 올려져 있더라고요(웃음).

Q. 처음 책을 마주했을 때 기분은 어떠셨어요?

A. 사실 거창하게 ‘어땠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정말 덤덤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실감이 나지 않음’ 의 느낌이었더라고요(웃음). 유체이탈을 해서 내가 내 몸을 보는 것처럼 내 책이지만 내 책 같지 않은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오히려 대형서점에서 제 책을 처음 봤을 때 보다, 서점에서 독자분들이 제 책을 만지작거리시고, 펼쳐서 읽어보시는 모습을 봤을 때 더 실질적으로 와 닿았던 것 같아요. ‘내 책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보다는, ‘내 책이 세상 밖으로 나와 누군가의 눈에 읽히고 있다.’가 더 생생하게 다가왔어요.

 

Q. 출판한 모든 책의 장르가 에세이에요. ‘에세이’를 추구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A. 사실 이렇다 할 설정 배경은 없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런 제 경험과 감정들이 배경이 된 거예요. 그리고 그것들이 글이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에세이’ 라는 장르가 됐고요. 가끔, ‘시’나 ‘소설’과 같은 장르에만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저는 에세이야말로 스토리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에세이에도 기승전결이 있고, 운율이 있거든요. 그들만의 규칙이 있고, 스토리도 분명히 있어요. 에세이는 본인이 겪었던 것을 정제해서 쓰는 것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기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매력적인 장르라고 생각해요.

 

Q.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은 ‘어느 날 뚜벅이가 걸어왔다, 말을‘의 개정판이라고 해도 무방해요. 기존의 글을 삭제하셨던 기준이 궁금해요.

A.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을 출판하는 과정에서도 제가 글 삭제를 요청했을 때, 편집자분께서도 같은 질문을 하셨었어요. 이번 작업에서는 제가 생각하기에 건방지고 날카로운 글을 삭제했어요. 과거의 제 글의 모났던 것들이 많이 깎인 것 같아요.

 

Q,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은 막연한 위로보다는 정확하게 짚어주는 글들이 많아요. 강송희 작가님이 생각하는 진정한 위로는 뭐예요?

A. 상대방에게 현실적으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말이에요. 심적인 위로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그건 잠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독자분들이 제 책을 통해서 잠깐의 위로를 느끼기보다 현실적으로 자각하고, 그 뒤로도 자신이 생각한 것들을 직접 실천으로 옮기는 모습까지 도달했으면 좋겠어요. 조금 두려울 수는 있지만요(웃음). 어떤 분들에게는 제 글이 소금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긴 영향력을 미쳤으면 해요. 최근에 한 독자분이 자신이 직접 돈을 주고 책을 샀는데, 책을 못 읽겠다고 SNS 메시지를 보내셨어요. 그래서 제가 혹시 읽기 어려우시냐고 물었더니, 너무 현실적이라서 책장을 넘기기가 무섭다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도 꿋꿋하게 읽고 있고, 달콤한 위로는 아니지만 따끔한 인생의 지침서 같다는 말을 덧붙여서 해주셨어요.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담겨있는데, 그걸 보기에 아직 두려운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누구나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이 있는 법이니까요.

 

2편에서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