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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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노인
  • 이성기 논설위원
  • 승인 2013.08.05 14:5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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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변론인

 떠오르는 태양이 붉지만 석양이 아름답기 그지없고, 달은 어둠이 깊을수록 더욱 밝은 것처럼 인생도 황혼 길에서 나름대로 아름답고 밝을 수가 있다.

 늙은 사람은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마음이 젊으면 몸도 덜 늙기 마련인데,마음이 늙으면 몸도 덩달아 늙어 병마가 찾아오고 모두 떠난다.

  인생은 나이 들수록 잘 익은 홍시, 독안의 잘 익은 김치, 술독 안에서 잘 익은 냄새가 나는 묵은 술 같이 두고두고 잘 익어 가야 맛이 좋아 사람들이 좋다.

 잘 익은 노인은 낙관적이고, 낭만적이어서 칭찬은 아끼지 않되 나에 대한 칭찬은 꺼리고,남을 알아주되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으며 베풀되 베풀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으며,심산유곡에서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 난초처럼 기품이 넘쳐 존경을 받아 즐겁게 살 수 있다.

  산수(傘壽)가 다 되어 희수(喜壽)라면 그럴듯하게 들릴지 몰라도 언제나 오동(梧童)이라고 우기는 친구가 있는데, 곱게 잘 익어 보기 좋아 좋고, 같이 지내기 좋아 좋고, 격의 없어 좋다.

 이런 친구를 사귀어 더디 늙어야 살맛나는 잘 익은 노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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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2013-08-07 21:56:48
좋은 글 , 감사합니다!!

다비드 2013-08-07 16:11:47
좋은 글 감사합니다!
산수, 희수, 오동! 심원한 의미의 단어를 들으니 참으로 숙여해 집니다!
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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