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故김철우 박사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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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故김철우 박사님의 명복을 빕니다
  • 허승렬 기자
  • 승인 2013.12.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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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이승률 -(특집)

 故김철우 박사님은 1926년 일본 시즈오까현에서 태어나셨으며, 도쿄공업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재일동포로는 처음으로 귀화하지 않은 공무원 신분으로 도쿄대 연구교수에 부임함으로써 재일동포들의 자랑이고 희망이었습니다.

 1968년부터 포항제철 설립에 관해서 온갖 조력을 다하는 가운데, 1971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IST) 중공업연구실장을 맡아 포항제철소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았으며, 포철 1호기 용광로 설계를 주도했습니다. 1971년 박태준 당시 포철 회장으로부터 간곡한 요청을 받고 포철에 입사해 건설본부장을 맡아 공장건설을 이끌었으며 당시 본인의 일본 인맥을 활용하여 포항제철에 기술지원을 하게 함으로써 한국철강산업의 토대구축에 크게 공헌하셨습니다.

 그 후 김 박사님은 1973년 3월 포철 준공식을 한 달여를 앞두고 북송된 동생을 만나러 북한을 다녀온 사실이 빌미가 되어 간첩혐의로 체포되어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6년 반의 억울한 옥고를 치렀습니다. 그런 연고로 불행하게도 박사님은 그의 수고와 땀의 결실인 포항제철 준공식에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박사님은 출옥 이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황해제철소를 구경하면서 공정개량에 대한 조언을 해준 것이 '이적행위'가 되는 줄 몰랐다"며 "'조국을 도와주려고 온 내가 왜 갇혀있어야 하나'하는 생각에 몹시 억울하고 괴로웠다"고 회고했습니다. 사건 발생 39년이 흐른 2012년 12월 법원으로부터 재심을 통해 간첩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박사님은 억울한 옥살이에도 불구하고 1980년 포항제철에 복귀하여 기술고문, 기술담당부사장, 포항산업기술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국철강산업의 기술발전에 최선을 다해 힘을 쏟았습니다. 퇴임 이후에도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의 고문과 신아시아산학관협력기구 이사장을 맡아 한·일간 중소기업 기술교류에 힘써왔으며, 특별히 포항제철을 퇴임하면서 받은 퇴직금 전액을 출연하여 사단법인 한국테크노마트를 설립한 후, 지금까지 일본의 우수중소기업 기술이전과 산업인재교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오셨습니다.

 제가 김철우 박사님과의 인연을 맺은 것은 연변과기대 부총장 자격과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의 전신인 평산포럼(평택-산동 포럼)의 대표로, 2006년 중국 르자오(日照市)에서 개최된 제6회 환황해경제기술교류회의에서 처음 만난 것이 계기가 되어 뵈었던 것이 지금까지 교분을 쌓아왔습니다.

 그동안 박사님을 보아온 모습은 진정한 애국자였으며 조국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분이셨습니다. 특히 故박태준 회장께서 유업으로 남기셨던 남북한 개발협력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평양과기대를 기반으로 제철산업경영의 인재융성 기반을 만들어 보겠다는 염원도 갖고 계셨습니다. 그런 민족애와 평화통일의 꿈을 갖고 계셨던 박사님은 한국인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났고 성장하고 공부하였기 때문에 일본에도 고마움이 있다고 했습니다. 다시말해 한국도 잘 살아야 하지만 한국과 일본이 사이좋게 잘 살기를 원하셨던 분입니다. 더 나아가 아시아인들 모두 잘 살아야 한다는 아시아의 진정한 평화주의자였습니다.

 2009년에는 그동안 환황해경제기술교류회의에 참여해왔던 정부, 대학, 연구소, 기업 등 산학관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사)신아시아산학관협력기구 창립의 산파역할을 하셨으며, 초대 이사장을 맡아 지금까지 역임하셨습니다. 한중일 3국의 환황해지역간 산학관 협력사업을 통한 무역, 투자, 기술협력을 촉진하고 환황해경제권 나아가 동북아지역의 경제공동체 구축을 위해 일본의 우수중소기업 기술이전과 인재교류를 위해 건강이 다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셨으며 특히 한중일 신소재개발과 과학기술교류발전을 위해 크게 헌신해오신 분입니다.

 저희 연구재단은 동북아지역의 각 국가 간의 긴밀한 관계형성과 상호교류 및 이해증진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희생하여 헌신한 공로를 기리고 귀감으로 삼고자 동북아국제협력상을 제정했습니다. 제1회(2008년) 수상자로, 재일동포 출신으로 모국의 국가산업발전에 크게 이바지 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한국테크노마트를 설립하여 기술이전, 후학양성, 환황해지역에 경제·기술 교류를 위해 사재를 털어가며 애써 오신 공로를 인정하여 김철우 박사님께 본 상을 수여한 바가 있습니다.

 그분을 마지막으로 뵌 것은 저희 연구재단 회의실에서 지난 6월 21일 신아시아산학관협력기구 이사회를 주관하기 위해 불편한 몸으로 오셨을 때였습니다. 이제는 이 세상에서 다시 뵙지 못하는 아쉬운 이별이지만 영원한 천국에서 다시 만나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분의 유언을 가족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장례는 소박한 가족장으로 하고, 후일 김 박사님을 사랑했던 분들을 모시고 박사님이 사후 좋은 곳으로 가실 수 있도록 기도모임을 해 달라는 유언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2013년 12월 29일, 동경 긴자캐피탈 호텔에서 추도회가 있을 예정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김철우 박사님!
 아픔과 다툼이 없는 하늘나라에서 평안히 영면하소서!! 
 
 2013. 12. 10
 (사)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이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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