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글로벌뉴스통신]한국경제 성공의 원동력이었던 기업가정신을 재점화시키기 위해서는 사후단속 위주로의 규제 방식 개선, 규제샌드박드 확대 등을 통해 기업들의 도전과 혁신을 촉진하고,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한국경제인협회(회장 류진, 이하 ‘한경협’)는 9월 23일(월) 오후 2시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최근 위축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가 정신 제고를 위한 ‘기업가정신 어떻게 재점화시킬까?’ 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처럼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와 기업을 존중하는 문화 필요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기업가정신이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성장절벽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고, 경쟁력이 있는 신생 기업도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빅테크 기업이 많이 배출되는 미국처럼 기업가정신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제도를 보장하고, 사회 전반에 기업을 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기업가정신을 재점화시키기 위해서는 신산업 진입규제 완화,사업자가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일정 조건(기간·장소·규모 제한)하에서 시장에 우선 출시해 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현행 규제의 전부나 일부를 적용하지 않는 것을 말하며 그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합리적으로 규제를 개선하는 제도인 규제샌드 박스 확대 등을 통해 기존 기업을 다시 뛰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젊은 스타트업 경영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재창업시 첫 창업 보다 지원금을 20% 늘리는 이스라엘의 경우 재창업 시 성공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첫 창업 대비 20% 추가 지원한 사례가 있는(중소벤처기업연구원, 2022)등 스타트업 지원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초중고 창의성 및 기업가정신 교육 강화 등 경제교육을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창업활성화의 요인 : ①창의성 기반 교육②평범한 기술로도 성공할 수 있는 시장 환경
국내 방송 및 강연 활동으로도 이름이 알려진 타일러 라쉬(웨이브 엔터테인먼트/연예 매니지먼트 2023년 설립) 공동창업자는 주제발표를 통해 본인은 “생각하는 무엇인가를 꾸준히 해낼 수 있는 틀이 기업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틈새시장에 집중하면서 미국과 한국에서 무역대행업, 연예기획사, 제과업 등을 공동 창업했다고 밝혔다.
타일러 라쉬는 미국에서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이유로 우선 창의성을 개발하는 교육방식을 꼽았다. 예를 들어, 본인의 경우 모차르트 음악을 수학적으로 분석해서 디자인한 원단을 전시하고 설명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미국의 창의성을 개발하는 교육방식이 틈새시장(Niche Market) 관련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창업으로 결실을 맺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스타트업은 기반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한국과 달리 땅콩을 으깨서 피넛 버터를 만드는 회사가 유명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 시장의 창업 풍토도 젊은이들의 창업 의지를 북돋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일 좋은 것만 찾는 한국 소비자들과 달리 자신이 끌리는 상품을 구매하는 미국 소비자의 행태도 창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창업활성화 과제① : 사전허가에서 사후규제로의 규제방식 개선
타일러 라쉬는 한국은 사전허가를 받지 못하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하여 사업추진을 머뭇거리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처럼 사후 단속 위주로 규제를 운영한다면 젊은 층의 창업을 통한 도전과 실험이 훨씬 많아지고,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로 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면서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애로가 있었다는 경험도 덧붙였다.
미국의 소기업은 3천 320만개에 달할 만큼 미국은 소기업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국가 산업생태계 차원에서 중소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에게 “글로벌이란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자격이 아니라, 기존 세계관을 깨트려 뚫어가는 것이다”라고 강조하고, 이와 함께 서로 다른 주를 타국으로 인식하는 법적 관점 등 미국에 대한 인사이트를 간단하게 소개하면서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어떻게 접근하고 사고해야 하는지도 설명했다.
한국 창업활성화 과제② : 규제개혁․위험회피 문화개선 통한 혁신생태계 조성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벤처컨설팅 업체 최성진 플랜씨(2024년 설립)대표는 “기업가정신은 글로벌 경쟁력의 척도로, 튼튼한 스타트업 생태계와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확산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은 스타트업하기 좋은 도시가 여럿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전 세계 스타트업과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혁신적인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업가정신 확산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촘촘한 규제와 위험회피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및 지식 공유 플랫폼 업체인 이채린 클라썸(2018년 설립) 대표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클라썸 역시 성장 과정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히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지금, 제도적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현재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패널토론을 주재한 남대일 고려대 교수는 “국가간 비교에서 다름을 찾아보는 것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각자의 처지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앞으로 나아질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런 의미에서 오늘 세미나를 계기로 우리의 장점이 집약된 ‘한국형 기업가 정신’은 어떤 모습일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경협은 대내외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재점화하기 위해 기업가정신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업가정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확산, ▲ 스타트업-중소기업-대기업으로의 성장사다리 구축, ▲ 기업가정신 관련 경제적 효과, 국제 비교 등 조사 연구, ▲ 기업가정신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건의 ▲ 창의성 및 기업가정신 교육 강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