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커 7000명 지리산 가을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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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커 7000명 지리산 가을을 걸었다
  • 장예은 기자
  • 승인 2015.11.0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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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 ‘지리산 회남재 숲길 걷기’ 성료...국제 트레일러닝 프리대회도 열려

[하동=글로벌뉴스통신] 지리산의 가을하늘은 높고 파랬다. 바람은 제법 찼지만 공기는 맑고 상쾌했다. 천왕봉에서 시작한 단풍은 연하봉 줄기를 타고 촛대봉 삼신봉으로 흘러 청학동에 닿았다.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청학선원 삼성궁과 인류의 시원이 깃든 마고성 주변 단풍은 햇빛을 받아 빛났다. 지난 주말 낮 11시께 단풍 색깔만큼이나 다채로운 등산복 차림의 트레커들이 삼삼오오 청학골로 모여들었다.

청소년에서 성인, 백발 어르신까지 삼삼오오 모여든 트레커는 오색의 물결을 이뤄 ‘지리산 회남재 숲길 걷기’ 행사장인 삼성궁 주차장은 7140여명의 인파로 출렁거렸다.

행사장에는 탤런트 변우민이 트레커들을 먼저 맞았다. 하동 홍보대사답게 하동에서 열리는 축제나 행사에 어김없이 발걸음을 하는 변우민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팬 사인회를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팬 사인회가 진행되는 동안 행사장은 ‘도시의 수족관’의 가요·팝송 공연과 놀이판 들뫼의 청소년 연희단 ‘하울림’의 판굿이 이어져 분위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이윽고 12시 반 개식이 선언되고, 행사의 취지를 알리는 윤상기 군수의 환영사와 김봉학 군의회 의장,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의 격려인사에 이어 ‘7330체조단’의 구호에 맞춰 몸 풀기를 한 트레커들이 숲길 열린 퍼포먼스와 함께 낮 1시 트레킹에 나섰다.

걷기코스는 3곳. 조선중기 남명 조식 선생이 산청에서 청학동을 거쳐 악양으로 가려다 발길을 돌려 ‘회남재’라 불리는 회남재 정상의 회남정(回南亭)을 중심으로 악양 등촌 방향 10㎞, 묵계초등학교 방향 10㎞, 행사장 왕복 12㎞ 구간에서 이뤄졌다.

출발지점에서 회남정으로 오르는 길은 제법 가팔라 처음부터 숨이 차고 힘들었지만 새 소리 바람소리를 따라 가는 가을 숲길은 이내 경쾌했다.

말 그대로 장사진을 이룬 트레킹 행렬은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때론 오솔길을, 때론 황톳길을 걸으며 길가에 핀 들꽃이며 이름 모를 풀과 나무, 돌맹이들에게 말을 걸었다.

굽이굽이 오르막길을 걸어 회남정에 도착한 행렬은 멀리 백운산 아래 아스라이 보이는 검푸른 섬진강과 드넓게 펼쳐진 소설 <토지>의 무대 평사리들판의 황금물결을 내려다보며 감탄을 연발했다.

회남정에서 잠시 땀을 식힌 트래커들은 세 갈래로 나뉘어 비교적 힘이 덜 드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두어 시간 남짓 한 걷기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 중 악양면 방향으로 내려간 이들은 때마침 같은 날 ‘선홍빛 설렘’을 테마로 최참판댁 일원에서 개최된 대봉감 축제에 참관하며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한편, 이번 걷기 행사에서는 내년 하동에서 열릴 예정인 산악스포츠 ‘국제 트레일 러닝 대회’에 앞서 국내·외 트레일 러너 100여명이 참가한 프리대회가 열려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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