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에 진입해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삶의 질 향상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의약품 분야가 거대한 성장 잠재력을 갖춘 미래유망산업으로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보고된 바에 의하면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는 해년마다 6%~9%대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06년~2010년 동안 연평균 7.9%의 성장을 기록하는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정부는 의약품 산업을 7대 신성장동력 산업군으로 정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원으로 육성하고자 하고 있다.
의약품산업은 타산업과 많은 다른 특징을 갖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국민건강증진 및 건강권 확보와 직결된 산업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기 위해 의약품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조 및 유통과 관련한 사항들을 엄격하게 규제한다. 또, 의약품산업은 첨단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정밀화학산업으로 특허기술의 보호 장벽이 높고, 신약의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기술우위에 따른 독점력이 강하고,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특징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의약품 산업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생산․수입으로부터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유통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많은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다. 정부는 의약품 유통문제를 해결하고 선진화하기 위해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괄약가인하 및 리베이트 쌍벌죄 시행 등을 강행하고 있다. 여기에 한미 FTA 발효와 글로벌시장 개방으로 업계는 거대한 다국적 제약사와 직접 경쟁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의약품 산업이 정부의 보호아래 안정된 시장을 확보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의약품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경쟁우위의 원천을 확보하는 것이다. 경쟁우위란 특정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선택될 수 있도록 하는 능력, 즉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경쟁우위는 환경변화에 적극 대처하는 기업의 전략적 대응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마이클포터의 경영전략분석 모형 가운데 국가경쟁력 분석과 산업구조 분석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의약품산업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물류에 주안점을 두어 우리나라 의약품 산업의 경쟁우위 전략을 도출하였다.
◎비용우위 전략(Overall Cost Leadership Strategy)
2009년도 미국 기업의 전체 물류비용은 매출액의 8.48%, 일본은 4.77%, 한국은 8.37%로 일본과 비교하여 기업의 물류비용 부담이 과중하다고 할 수 있다. 국가적 측면이든 기업적 측면이든 많은 비용 부담을 가지고 있는 부문이 물류분야이며, 따라서 많은 개선의 여지를 가지고 있는 부문도 물류분야라 할 수 있다. 의약품 기업은 물류부문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국제화·개방화 시대에 기업이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간의 협력을 통한 공동대응이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위한 공동화야말로 매우 중요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의약품 물류는 개별물류에 의존하고 있고, 규모도 영세하다. 제조 부문에서는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나 유통과 물류는 선진국 수준보다 후진성을 가지고 있으며, 노동집약적인 수작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의약품 물류 시장은 물류적 측면에서는 상당히 불합리한 구조이다. 이 과정에서 생존을 위한 네트워크(NetWork), 협업체제(CoWork), 전략적 제휴(Contract Business)를 통한 상생의 기틀을 어떻게 세우는가가 향후 의약품물류시장의 효율화 및 서비스 역량제고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다.
◎차별화 전략(Differentiation Strategy)
의약품 운영시스템은 의약품의 취급에 대한 규정에서 매우 까다로운 과정을 수반한다. 의약품은 보관에서 온도 및 습도의 관리가 매우 까다롭다. 공급 또한 추정하기가 어렵고 안전재고를 반드시 확보하여야 한다. 운영시스템의 모델로 자동화된 온도관리시스템, 고객 맞춤 재고관리 시스템, 출입보완(마약)의 완전성 및 최적의 위생관리, 세분화된 온도 및 습도관리의 운영 매뉴얼과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의약품물류는 제품의 생산부터 철저한 규제를 받는다.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때 일반 음식물이나 공산품과는 달리 철저한 차별화가 요구된다.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의약품시장은 2004년 5,400억 달러에서 2010년 8,750억 달러로 성장, 2020년에는 1조 3,000억 달러 규모로 급증하여 이와 함께 의약품 물류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성장이 폭발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운송비는 일반제품 운송비의 7~8배에 이르는데다 해마다 15~30%가량 성장해 황금알을 낳는 고부가가치 물류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민감하고 정확한 온도조절, 특수포장기법, 까다로운 국제 운송규정 등 특별한 안전성과 규제를 요구 받고 있어 아직까지 바이오의약품 운송을 특화해 서비스하는 업체는 많지 않다. 이를 구체적으로 물류운영시스템을 자동화된 온도관리 시스템으로 관리, 고객 맞춤 재고관리시스템으로 관리, 출입보안 및 최적의 위생관리와 특화 배송서비스가 관리되어야 한다.
1990년 말부터 2000년 초에 출시된 주요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 및 시장 독점권이 2011년을 기점으로 만료되어 우리나라에서도 바이오 제약산업의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돌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바이오 의약품 분야는 우리나라 의약품산업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물류서비스 업계도 수요 증가에 대비한 준비가 요구된다.
◎집중화 전략(Focusing Strategy)
최근 병원들에게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의료서비스의 소비자들은 백화점 식 병원 보다는 치과, 한방, 정형외과 등 특정 계층이나 질환을 다루는 전문병원을 선호하며, 실제로 소비자 중심의 전문 의료시스템으로 전환하여 성공을 거둔 병원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 병원들의 전문화는 대형 종합대학병원에 맞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전략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나홀로 개원 병원들의 프랜차이즈형 개원 병원 시대가 탄생했다. 나홀로 개원 병원들은 낮은 보험수가와 고비용의 추세, 의약분업으로 인한 수익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서 탈피하고자 여러 개원 병원들이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하여 운영하는 프랜차이즈형 개원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3세대 네트워크 병원의 출현을 토대로 공동의료시스템이 전략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병원(공급자) 중심의 패러다임 하에 모든 사안이 기획집행평가통제되던 시스템이 소비자(환자 및 고객) 서비스 중심의 의료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하게 되었고, 전문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MSO의 출현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병원경영지원회사(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 MSO)란 병·의원을 대상으로 의료행위와 관계없는 병원경영 전반에 대한 서비스, 즉 구매, 인력관리, 진료비청구, 마케팅, 재무 인테리어, 홍보 등의 병원경영 전반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을 의미한다.
MSO의 탄생으로 의료기관은 효율성, 전문성, 규모의경제 등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고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해 병원경영의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되었다. MSO를 통해 중소 중견 병원들은 수평, 수직적 네트워크를 활성화함으로써 대형 병원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MSO가 시도되고 있으나 수평적 네트워크나 구매 대행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MSO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요인으로 국내 의원급 의료기관이 주로 1인 단독개원 형태를 띠고 있어 경영지원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고, 대형 종합병원 등 비영리 의료법인의 경우 수익사업이 제한돼 MSO와 같은 영리회사에 대한 지분투자가 불가능한 것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MSO의 의료기관 설립 불허, 의료인 전속진료원칙, MSO의 설립과 시스템의 구축에 상당한 비용 투자, 의료시장에서의 공보험 등 규제 중심적인 의료공급체계, 불투명한 회계 관행의 세금문제 노출 등을 우려하는 일부 병·의원의 회계관행도 MSO를 통한 위탁 경영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MSO는 의료시장 특히 의약품도매기업에 새로운 성장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의료법인의 영리화가 가속화 되면 병원경영지원회사(MSO)를 지향하는 기업이 의료시장의 중심축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원내에 의약품 보관에 있어 KGSP 취득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병원 물적자원(의약품, 의료기, 일상용품 등)의 보관과 이동을 위해 병원의 의료진과 도매기업 및 자본투자 멤버를 구성하여 구매, 보관, 이동, 폐기의 공급사슬관리를 최적화 하고 비용절감을 모색하게 될 수 있다.
정책적 제언물류공동화는 사실상 ‘위탁 도매업소에 대한 관리약사 제도’에 관한 개정이 빠져있는 등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의 미비 등으로 시행에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의 경우 물류산업의 효율화 및 고도화를 추진하기 위하여 “물류공동화인증제도”를 실시하고, 그에 따른 정부지원 및 우대조치를 통하여 공동물류활성화에 일정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류공동화인증제도의 도입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동물류시스템 도입 시 입지, 설비, 규모요건 등에 대해 인증해 주고 인증업자에 대해서는 법인세 할인, 재산세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공동물류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또, 정부 주도로 산․학․연이 함께 참여시켜 공동물류를 시범사업화 하고 업계 간 협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공동물류에 대한 효과가 큰 의약품업종을 중심으로 ‘공동물류 시범사업단’을 구성하여 공동물류모델을 개발, 시범사업을 통해 의약품 공동물류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성공사례를 발굴하여 전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우리나라 물류업계가 미래의 블루오션 시장인 바이오의약품 서비스 분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이 의약품물류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정부도 의약품 전문물류기업을 육성하고 의약품 전문물류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미래 보건의료산업에서는 정보처리 및 IT 능력이 중요한 기술이자 자원으로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러나 IT 부문에 대한 정부의 근시안적인 투자와 지원정책으로는 의약품 물류 선진화에 성공할 수가 없다. 물류시스템 구축이나 물류거점 구축은 시장의 환경변화를 감안한 통합전산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며 근시안적인 시스템 구축은 효율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비용증가라는 리스크를 만들 수밖에 없다. 정부의 지원은 의약품 유통산업 발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물류혁신팀
지영호 박사(한경대학교 물류학부 겸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