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골목길,이야기가 흐르는 골목길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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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골목길,이야기가 흐르는 골목길로 탈바꿈
  • 송재우 기자
  • 승인 2015.06.11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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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천호동, 범죄에방환경디자인 사업으로‘바라봄 골목길’조성
   
▲ (사진제공:강동구) 어두운 골목길이 이야기가 흐르는 골목길로 탈바꿈

[강동=글로벌뉴스통신] 강동구(구청장 이해식)는 저층 노후 주택이 밀집되어 상대적으로 범죄에 취약한 지역에 범죄예방환경디자인(CPTED)를 적용해 안전한 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사업이란 범죄유발 환경요인을 줄여 범죄의 두려움과 범죄발생 욕구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은폐장소 최소화, 공동체 내 다양한 활동을 통한 자연적 감시, 공간의 책임의식과 준법의식을 강화 할 수 있는 설계 등이 있다.

현재 강동구 관내에는 경찰에서 지정한 5개소의 서민보호치안강화구역이 있으며, 연차별 1〜2개소를 선정해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첫 사업지로는 천호3동 주민센터부터 천호동 성당에 이르는 구천면로 30길 일대 1.3km 구간을 대상으로 선정하였으며, 2014년 기본계획에 대한 용역을 수립하고 지난 5월 천호3동 지역의 ‘바라봄 골목길 프로젝트’ 사업을 마쳤다.

예부터 인가(人家) 수천호가 살만한 지역이 되리라는 풍수지리설에서 이름 붙여진 천호동. 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지역개발은 정체되었고 과거의 흔적을 안고 살아가는 지역 주민들은 좁은 골목길과 언덕, 부족한 주차장과 휴게 공간, 쓰레기 문제 등으로 불편함을 느꼈으며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높았다. 또 어두운 밤길, 구불 어진 골목길은 심리적 불안감을 높이는 요소가 되었다.

우선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가지고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지난 1년 동안 주민들과 함께 마을의 애칭과 상징캐릭터를 만들고 골목골목 불편한 사항들을 개선하였다. 이웃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본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바라봄길’과 마을의 심볼인 ‘부엉이’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마을의 상징으로 선정된 부엉이는 지혜와 부의 상징이기도 하며 어두운 밤에도 넓은 시야를 가진 부엉이가 골목길 주민들을 지켜주는 약속의 상징으로 활용되었다.

수개월에 걸쳐 운영된 주민참여프로그램은 소통 창구가 되었고 사업취지를 공유하고 변화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서 사업추진 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사전에 상당부분 해소하는 역할도 하였다.

또 마을 환경을 생활공간환경, 치안환경, 재난환경, 교통환경 등 4개의 분류기준으로 범죄예방환경 디자인(CPTED)의 대상을 설정하고 소방서‧경찰서 등의 유관기관과 관련 부서의 협력 네트워킹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였다.

CCTV, 비상소화 장비함과 같은 안전관련 시설물 디자인을 개선하여 가시성을 높이고 비상 상황 시 활용도를 높였다. 골목길 위치에 따라 전신주의 도장 색깔을 달리 하였고 미로처럼 엮여 있는 골목길에서도 쉽게 현재 위치를 인지할 수 있도록 신고위치 번호를 달아 위급 시 신속하게 신고가 될 수 있도록 경찰서와 신고체계를 구축하였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사각지역에는 안전거울을 설치하여 심리적 불안감을 줄였다. 버려진 의자로만 채워졌던 어르신들이 임시 휴게 공간은 어엿한 주민쉼터로 탈바꿈 되었다. 이 마을만을 위한 특별한 동화책 ‘봄이와 할머니의 바라보기’도 제작되었다. 마을의 상징인 부엉이와 사업에 누구보다 애정을 가지고 참여해 주신 동네 어르신을 주인공으로 한 동화이다.

도심에서 길을 잃고 천호3동에 내려온 상처 입은 부엉이에 대한 이웃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담은 이야기를 그려냈는데, 청소년들의 우범지역으로 우려가 높았던 좁고 침침한 골목길은 ‘봄이와 할머니의 바라보기’의 테마 골목으로 아름답게 변화되었다. 골목 곳곳에는 주민들이 함께 지켜가는 안전 수칙을 담은 메시지가 벽화와 함께 어우러져 있으며, 부엉이 ‘봄이’는 게시판, 안전거울, 전신주 등 시설물 디자인에도 접목 되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사업은 물리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믿고 살아갈 수 있는 정서적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어야 한다.”며 “추진과정에 주민들의 의견수렴과 주민협의도 중요하지만 공동체를 바라보는 인식도 함께 개선되어야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를 시작하여 마무리 하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안전과 배려의 마음을 골목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천호3동의 ‘바라봄 골목길’은 반가운 손짓으로 이웃을 맞이하고, 누군가가 어려울 때 도움의 손길을 선뜻 내미는 작은 변화를 선물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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